[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게임 업체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회사는 실적을 발표하며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와 하반기 출시 예정 신작들을 예고하며 게임 유저들과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올 하반기엔 어떤 신작이 게임 시장 판도를 바꿀지 기대를 모은다.

▲ 피파 온라인4 이미지. 출처=넥슨

PC 게임 신작 중에선 넥슨의 ‘피파 온라인4’가 단연 돋보인다. ‘피파 온라인’ IP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막강한 PC 게임 라인업 중 하나다. ‘피파 온라인4’는 EA 아시아 스튜디오인 스피어헤드가 개발했다. 전작인 ‘피파 온라인3’도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에 따르면 서비스를 시작하고 현재까지 전체 계정 수가 1300만여 개를 돌파했고, 유저 플레이 시간을 총합하면 약 26만년, 게임 내 득점 총합이 363억골 수준이라고 한다. 이 게임을 올해 넥슨의 온라인 최고 기대작으로 꼽는 이유다.

이 게임은 올해 넥슨의 온라인 최고 기대작인 만큼 네 번의 CBT(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거쳤고, 사전등록자 수 500만명을 기록했다. 5월 17일 OBT(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피파 온라인4’는 출시 하루 만에 인기 슈팅게임 ‘오버워치’를 제치고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일 기준으로 다시 오버워치에게 3위를 내어주고 4위에 머물렀다.

▲ '피파 온라인4'의 PC방 점유율이 20일 기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게임트릭스

넥슨에 따르면 ‘피파 온라인4’는 새로운 게임 엔진을 적용해 선수와 공의 움직임이 더 생동감 있게 바뀌었고, 공격과 수비 조작이 좀 더 정교해졌다. 또 전략수비를 이용해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콘텐츠도 전작에 없던 특징이다.

모바일 게임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앱 분석업체 앱애니와 IT 조사 업체 IDC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의 소비자 지출액은 PC와 Mac 게임의 2배, 가정용 게임 콘솔의 3.6배가 넘는다.

▲ 2017년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이 PC와 Mac게임의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앱애니

하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MMORPG의 대결구도가 흥미진진하다. 최근 출시되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파이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굵직한 IP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 올해 출시 예정인 대작들이 경쟁에 뛰어들 태세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 매출 톱 순위는 MMORPG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리니지M’은 PC버전 ‘리니지’와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고 선언하며 다소 파격적인 업데이트가 예정됐다. 5월 30일 업데이트에서는 기존 클래스(직업)인 기사, 요정, 마법사, 군주에 총을 사용하는 클래스인 총사를 추가한다. 아이템 복구 쿠폰인 TJ’s 쿠폰도 눈길을 끈다. 아이템 강화 실패로 소멸한 전설·영웅·희귀 등급 아이템 중 하나를 복구할 수 있는 이 쿠폰이 발길을 돌린 유저를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엔씨는 ‘리니지’ IP의 2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던 그래픽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리니지M’은 현재 풀HD 그래픽으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유지된 그래픽이 바뀌며 사용자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관건이다.

▲ 리니지M 그래픽 업그레이드 말하는섬 모습. 출처=엔씨소프트
▲ 검은사막 모바일 이미지. 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이 꾸준한 업데이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1주일에 한 번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기염을 토하며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다. 요즘은 게임 이용자들이 콘텐츠 소비가 빨라 잦은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이탈하는 유저가 금세 나온다는 게 게임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잦은 업데이트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인 PC 게임 ‘검은사막’에서 그대로 가져오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매주 만들 부담이 적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 라그나로크M. 출처=그라비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도 지난 3월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 게임은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원작 PC 게임 ‘라그나로크’가 10년이 넘게 지나 모바일로 출시한 경우다. 과거 향수를 느끼고 싶은 이용자를 잘 끌어들였고 게임성이 기대 이상이라는 유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 카이저,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 뮤 오리진2. 출처=넥슨, 넷마블, 위메이드, 웹젠

출시 예정인 기대작들이 이 게임의 유저들을 빼앗아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위메이드의 ‘이카루스M’, 넥슨의 ‘카이저’,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이 그 후보다.

위메이드는 원작 PC 게임 ‘이카루스’의 모바일 버전인 ‘이카루스M’을 오는 7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게임은 PC 버전에서 유저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전투, 액션, 펠로우 등의 콘텐츠를 모바일에도 그대로 담았다.

그러나 ‘이카루스M’은 아직 약간의 개운치 못한 맛이 있다. 이 게임은 넷마블에서 서비스하기로 계약했지만, 양사가 출시 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위메이드는 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자체 출시를 발표한 상태다. 넷마블 측은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한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회사가 직접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넷마블과의 문제는 차차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국내 최초로 R등급(18세 이상) 모바일 MMORPG ‘카이저’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리니지2’ 개발자로 유명한 채기병 PD를 중심으로 3년간 70여명이 함께 만든 대작 게임이다. ‘카이저’는 기존 모바일 MMORPG와 다르게 1대 1 거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이 모바일 RPG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지도 관심사다. ‘카이저’는 6월 7일 정식 출시한다.

웹젠은 모바일 MMORPG ‘뮤 오리진’의 후속작 ‘뮤 오리진2’를 6월 출시한다. 전작인 ‘뮤 오리진’은 지난 2015년 4월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한국 전 마켓 매출 1위 달성, 중국 앱스토어 전체 매출 순위 1위 등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한국 누적 계정 수가 13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흥행했다. 웹젠이 ‘뮤 오리진2’에 많은 기대를 거는 이유다.

웹젠에 따르면 ‘뮤 오리진2’는 전작보다 그래픽을 향상했고, 서버의 경계를 넘는 크로스월드 시스템을 이용해 안드로이드 기기 이용자와 애플 기기 이용자가 한 서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넷마블 역시 엔씨소프트의 인기 PC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의 IP를 이용한 모바일 MMORPG ‘블래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빠르면 이 게임의 사전예약을 2분기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출시 예정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넷마블의 자회사 체리벅스에서 개발하는 게임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넷마블네오와는 다른 개발사다. ‘리니지2 레볼루션’만큼이나 넷마블에게 많은 매출액을 안겨다 줄지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