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올해 어버이날이 지난 지 보름여가 됩니다.

그즈음 길에서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단 많은 어르신을 보았습니다.

희미해진 어르신들의 모습과 빨간색의 카네이션이 주는 선명한 대비에서

묘한 슬픔을 느끼기도 했었는데, 며칠 지나니 그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게

우리의 세태를 말하는 것 같아 씁쓸해졌습니다.

내게는 얼마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그 모습들이 계속 남아있고,

어르신에 대해 쓴 글도 자주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그때쯤 어느 분의 칼럼에서 읽은 글입니다.

어린이가 성장, 철이 들면서 얼이 큰, 든 사람이 되는데 바로 어른이랍니다.

그다음으로 어르신이 되는데,신처럼 밝아진 사람을 말하는 거랍니다.

동의가 되시나요?어문학적으로 맞는지는 차치하고라도,

내용적으로 맞다고 하고 싶음은 왜 일까요?

 

최근 어르신이라 부를만한 나이에 있는 몇 분의 모습이 생각됩니다.

미국 대통령 아버지 부시(93)의 얘기입니다.

최근 73년을 해로한 부인을 떠나보내고,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입니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 건강을 악화시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가 아내를 보내고, 성명을 냈는데 일부 내용이 이렇습니다.

"나는 그녀가 천국에 있다고 믿는다"

"이제 '부시' 성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으시게“

또 ‘백세를 살아보니’란 책을 내고,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김형석 교수(99)도 생각납니다.

그분은 지금도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쓴다고 합니다.

재작년과 작년의 일기를 읽은 후에 오늘의 일기를 쓰는 거죠.

성직자가 따로 없는 삶이라 생각됩니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평범한 분의 마지막 여행도 생각납니다.

병원에서 말기암 진단을 받고는 보름가량 전국을 여행했습니다.

사업할 때 어려움을 같이 한 사람들을 만나 고마움을 표했고,

등 돌려 서먹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했답니다.

마지막 모습으로 아름답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습니다.

 

내게 또 다른 어르신의 해석이 떠올랐습니다.

추억 속에서 어른 어른 거리는 게 있어,그게 기쁨으로도, 회한으로도 다가오는 나이.

그래서 좋은 추억은 기쁨으로 남기고, 남은 회한은 최대한 없애려 스스럼없이 나서는 지혜의 나이. 그게 어르신의 나이며,의미라고 말이지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