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CI  .출처=부영그룹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부영그룹이 삼성화재로부터 매입한 옛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인 을지빌딩을 1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부영을지빌딩’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간주간사 선정에 나섰다. 부영은 지난해 삼성화재로부터 해당 빌딩을 4380억원애 매입했지만 1년 반 만에 재매각에 돌입한 것이다.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매입 당시 3.3㎡당 2650만 원으로 매입하며 당시 단위 면적당 최고가를 기록한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 매매가인 3.3㎡당 2606만원을 넘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영이 1년 반 만에 재매각에 나선 것에 대해 부동산투자업계는 유동성 확보와 함께 최근 정부의 규제로 임대사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도 이코노믹리뷰에 “임대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재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영은 한때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사 사옥(현 부영태평빌딩)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현 부영을지빌딩),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사옥(현 부영송도타워) 등을 사들이면서 오피스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계속된 부영의 임대아파트 부실시공으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데다 부영 자체적으로 임대주택 사업 축소 방안 등이 검토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 일환으로 오피스 매각을 선택한 것이다. 임대주택 관련 집단 민원 증가 등 수익성 약화와 함께 사업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택 뿐 아니라 오피스 임대시장 역시 공실이 증가추세에 있게 되자 현금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실제 부영그룹의 핵심 매출 회사인 부영주택은 지난해 15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011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전화했다.

오피스 임대차 업계 관계자는 “광화문 등 도심지역에 대형 오피스가 잇따라 공급될 예정으로 공실이 문제인 상황”이라며 “이미 오피스 임대차 시장은 임대인이 아닌 임차인 우위인 시장에서 부영은 갖고 있는 오피스의 공실 해소가 어려운 만큼 매각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이 부영을 떠나 새주인을 찾을 경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지하식당가인 ‘디스트릭트-C’는 자동으로 임대차 계약이 승계가 된다. ‘디스트릭트-C’는 지하 1~2층에 20여개 유명 맛집이 모이는 셀렉트다이닝으로 프리미엄 푸드코트(셀렉트 다이닝) 업체인 OTD코퍼레이션이 사업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