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스 경매에서 19억원에 낙찰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 시계. 출처=필립스

[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탕! 탕! 탕! 제네바에 망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구상에서 제일 비싼 오메가 시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필립스 경매에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 시계가 180만 달러에 낙찰됐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9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지난 2월 매물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예상 경매가는 5,700만원에서 1억 1,500만원 선이었다. 로큰롤의 황제가 생전 착용한 시계인 만큼 예상 경매가를 가뿐히 뛰어넘을 거라 생각했음에도 19억원은 입이 벌어질 만큼 놀라운 결과였다.

 

▲ 지난해 필립스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된 오메가 투르비옹 시계. 출처=필립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가 세상에서 제일 비싼 오메가가 되기 이전, 왕좌를 지키던 시계는 지난해 11월 필립스 경매에서 140만 달러(약 15억원)에 낙찰된 오메가 투르비옹 시계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는 지난해 200억원에 팔린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와 2012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39억원에 낙찰된 에릭 클랩튼의 파텍필립 Ref. 2499보단 저렴(?)하지만 2012년 약 8억원대에 팔린 스티븐 맥퀸의 태그호이어 모나코보다는 훨씬 비싼 몸값을 기록했다.

 

▲ 다이얼 위에 새겨진 티파니 로고가 특징이다. 출처=필립스

지구상에서 제일 비싼 오메가 시계에 얽힌 이야기는 이렇다. 1961년 2월 RCA 레코드가 엘비스 프레슬리 음반 판매 7500만 장 돌파 기념 자선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엘비스 프레슬리는 현재 그레이스랜드에 전시되어 있는 상패와 함께 부상으로 오메가 시계를 선물 받았다. 시계 뒷면에는 이를 기념하는 문구 ‘TO ELVIS 75 MILLION RECORDS RCA VICTOR 12-25-60’가 새겨져 있다. 1960년 12월 25일은 RCA 레코드가 시계를 구매한 시기로 사료된다. 데이브 마쉬가 쓴 책에선 엘비스 프레슬리가 이 시계를 차고 콘서트에 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백 케이스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반 판매 7500만장 돌파 기념 문구가 새겨져 있다. 출처=필립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를 필립스 경매에 내놓은 사람은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오메가 시계를 선물 받은 사람의 조카다. 현 소유자의 삼촌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를 보고 감탄을 표하자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시계와 상대의 시계를 맞바꿨다는 것이다. 당시 상대가 차고 있던 시계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해밀턴 시계로 알려져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평소 자신의 시계를 보고 감탄하거나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선뜻 시계를 풀어 주는 일이 잦았다고 전해진다.

 

▲ 오메가 시계를 착용하고 콘서트 무대에 오른 엘비스 프레슬리. 출처=필립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 시계는 로큰롤 황제의 손목을 떠나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주인에게 돌아갔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전설의 인물들이 생전에 착용했던 시계가 숨 쉬고 있을 것이다.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오메가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 또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다음 전설의 시계는 어떤 시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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