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정부가 앞으로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내역을 공개한다.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6개월마다, 1년 후부터는 3개월마다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개 빈도를 늘릴 때에는 3개월의 시차를 두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6개월(반기)마다, 1년 후부터는 3개월(분기)마다 외환 순거래내역을 공개한다. 미국 달러화로 거래된 외환 순거래내역은 한국은행 홈페이지(http://www.bo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개 범위는 해당 기간에 외환당국의 총매수액에서 총매도액을 뺀 순거래내역이다.

▲ 정부가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6개월마다, 1년 후부터는 3개월마다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출처=기획재정부

당국은 원화 가치를 조절할 때 달러를 매수하거나 매도한다. 달러를 매수할 경우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고, 반대로 달러를 팔면  달러가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한다.

정부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별 공개를 적용하기로 했다. 1년 후부터 3개월마다 공개빈도가 늘어날 때에도 3개월의 시차를 둔다. 공개대상 기간이 종료된 이후 공표까지도 3개월의 시차를 뒀다.

첫 외환 순거래내역 공개는 내년 3월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공개 대상은 올해 하반기 외환시장 개입내역이다. 내년 상반기 개입내역은 3개월 뒤인 9월 말에 공개된다. 이후 분기별 공개체제로 전환하면 내년 3분기 개입내역은 12월 말에, 내년 4분기 개입내역은 2020년 3월 말에 각각 공개된다.

그동안 국제통과기금(IMF)과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등은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해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를 제외하면 모두 개입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내역 공개는) 외환시장의 성숙과 대외 신인도 제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환율은 시장에 맡기는 게 원칙이며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에만 시장조치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기존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