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전자상거래의 시대는 끝났다”

‘신유통(新零售)’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马云)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개념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오프라인·물류 등 3개 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을 의미한다.

2016년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알리바바의 기술 개발 포럼 ‘윈치대회(云栖大会)에서 마윈은 “전자상거래 시대는 조만간 끝날 것”이라면서 전자상거래 확장의 중요성이 강조돼온 유통업계의 흐름은 끝나가고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유통이 떠오를 것임을 강조했다. 마윈은 “머지않아 ‘신유통’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유통이 중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온라인에 밀린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위기와 전자상거래 산업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2016년에 발표된 ‘중국 유통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백화점, 명품매장, 슈퍼,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폐업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폐업했다.

▲ 징동닷컴 식료품 점포 세븐프레시 매장의 전자스크린. 출처= 징동닷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도 점점 느려졌다. 중국의 경제 전문매체 <중국경제>(中國經濟)에 따르면 2010년 106%에 이르렀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은 2016년 26.2%까지 떨어졌다. 일련의 현상에 대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中国贸促会) 자오핑(赵萍) 연구원은 “중국의 전자상거래는 현재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어 네티즌 수도 전체 인구의 과반수를 넘었다”면서 “전자상거래 소비자도 점차 포화 상태에 접어들다 보니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살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중국의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신유통’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오프라인 소매 서비스 모델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JAT가 이끄는 중국의 신유통

중국에서 신유통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슈퍼마켓이다. 특히 JAT(JD(징동), Alibaba(알리바바), Tencent(텐센트))로 불리는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각 지역의 슈퍼마켓들을 온라인 제품 판매 거점으로 삼으면서 신유통을 접목한 슈퍼마켓 점포를 경쟁하듯 확장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2016년 중국의 무인 편의점 허마셴성(盒马鲜生)에 처음으로 투자한 이후 신유통 오프라인 점포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는 중국 1위 대형마트 사업자 선아트 리테일의 지분을 인수했다. 징동과 텐센트는 아마존이 식료품 전문 매장 홀푸즈를 인수한 것처럼, 중국 신선식품 슈퍼마켓 영휘(永輝)마트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리바바의 신유통 점포 확장에 응수했다.

중국 신유통 대세 ‘무인화 점포’

최근 중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유통 점포는 무인 편의점이다. 중국 정부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 편의점 브랜드는 약 260개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러한 가운데 무인 편의점이 일반 편의점 점포 1개 개점 비용의 80%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는 점, 일반 편의점보다 제품 가격이 약 5%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중국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아마존이 ‘아마존 고’를 선보인 이후 중국 유통업계에서는 무인점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무인점포 브랜드로는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와 볜리펑(便利蜂), 허마셴성(盒马鲜生) 그리고 무인카페 타오카페(淘咖啡) 등이 있다.

중국 매체 ‘텐샤왕상(天下网商)’이 발표한 중국 편의점 발전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무인 편의점 시장 규모는 389억4000만위안(약 6조5894억원)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유통 전문가들은 중국 무인 편의점 시장규모는 오는 2022년까지 1조8105억위안(약 306조372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