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더 큰 금융’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늘리고 있다.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신뢰의 금융의 3대 모토를 앞세워 더 큰 금융은 올 3월 말까지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됐다. 우리은행의 TF팀은 100대 추진과제를 선정했고, 혁신기업 지원과 서민 및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대표 반려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 우리은행은 서울 영등포구 위비핀테크랩에서 ‘위비핀테크랩 3기’ 선발 기업 및 관계자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홍현풍 디지털그룹 부행장(사진 왼쪽 네번째)이 ‘위비핀테크랩 3기’ 선발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우리은행

13개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위비핀테크랩’ 지원

우리은행이 특히 집중하는 분야는 혁신·중소기업에 대한 활동이다. 혁신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위비핀테크랩(Lab)’이 대표적이다. 위비핀테크랩은 핀테크 분야 유망기술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과 부대시설은 물론 컨설팅과 교육, 자문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다. 우리은행 디지털 실무직원의 금융·IT과 특허·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2016년 8월 문을 연 위비핀테크랩은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100평 규모의 사무공간과 부대시설을 스타트업에 제공하고 있다. 1년여간의 육성기간이 끝나고 나면 ‘데모데이’를 통해 외부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한편 일부 기업은 우리은행과 제휴계약을 맺고 유망 기술과 아이디어를 금융상품·서비스에 적용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위비핀테크랩을 거친 회사는 총 13개사다. 1기 빅데이터와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등 7개 업체를 키워냈고 2기 디지털코딩, 위치기반 서비스, 맞춤형 투자정보 등 6개 업체를 추가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퇴소한 2개사를 제외하고 현재 11개사가 위비핀테크랩에 입주해 있다.

1·2기 스타트업들의 성적표는 꽤나 화려하다. 입주기간 동안 외부투자 64억원 규모를 유치하는가 하면 업무협약 등 38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정부지원사업 21건, 우리은행과의 계약 5건을 따내는 등 다양한 경험과 실적을 쌓는 중이다.

위비핀테크랩 출신으로는 차량 직거래 플랫폼 ‘매너카’와 차량워런티서비스 앱인 ‘트라이월드홀딩스’, ‘에이젠글로벌’ 등이 있다. 이들은 우리은행과 제휴계약을 맺고 ‘위비오토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통한 신용분석 기술을 활용해 우리은행의 AI연계 여신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 1위 규모 VC펀드 운영… 글로벌 진출 지원도

우리은행은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벤처캐피털(VC) 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케이큐브벤처스가 운영하는 760억원 규모의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에 150억원 출자확약을 시작으로 티에스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780억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에 100억원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100억원을, HB인베스트먼트에 80억원 등을 출자확약했다.

우리은행이 출자한 총 7개 VC펀드의 총 규모는 약 7000억원 수준이다. 은행권 중에 가장 규모가 큰 VC펀드다. 이 펀드는 앞으로 200~250개 벤처기업에 투자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향후 VC펀드로부터 투자받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여신거래 지원 등 추가적인 금융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부 내에 팀을 구성해 외부기관과 국외영업점과 연계해 해외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지역별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현지금융과 견인금융을 통해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금융은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융자지원으로 우리은행 글로벌 영업점에 직접 지원한다. 또 국내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해외기업 대상 융자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수출과 해외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 서울시 중구 정동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 오른쪽)이 이웃돕기 성금 10억원을 기탁한 뒤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우리은행

사회적 약자를 향한 ‘더 큰 금융’

우리은행은 청년과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4대 사회보험을 도입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우대한다.

우대 대상은 4대 사회보험을 가입하고 우리은행 계좌를 자동이체 계좌로 등록한 고객 중 신규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이다. 이들이 중소기업 특화 상품인 ‘우리CUBE론’, ‘우리가맹점파워통장대출’ 등에 4대 사회보험을 모두 연동하면 연 0.4%포인트의 우대율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500억원을 특별출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396억원을 특별출연해 보증료 우대, 협약보증대출 등 2조원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증기금과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통해 금융지원을 늘려갈 예정이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시중은행 최초로 연체 가산금리를 3~5% 수준으로 4% 이상 크게 낮췄다. 현재 가계여신 연체 가산금리는 7~8% 수준으로 연체자에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4800억원 취급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으로 서민 금융지원을 확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용적 금융은 단순히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2018년에도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늘려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