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3%를 다시 돌파했다. 지난 달 말에 이어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10년물 금리가 7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10년물 금리가 3.6%까지 오를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금리는 소매 판매 지표 호조로 3.073%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3.095%까지 치솟아 2011년 1월(3.4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날 10년물은 장 초반 전일보다 소폭 상승해 3%를 밑돌았으나 4월 소매판매가 2달 연속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3%를 가볍게 넘어섰다.

올해 들어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벌써 세 번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금리는 최근 52주동안 2.016~3.095%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지난달 25일(3.016%)을 시작으로 이달 9일(3.010%)에 이어 이날까지 3%를 넘었다.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시대의 개막 이후 채권금리는 오랜 기간 3%선 아래에서 움직여왔다.

▲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금리는 소매 판매 지표 호조로 3.073%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3.095%까지 치솟아 2011년 1월(3.4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사진은 오후 12시 29분 현재 10년물 금리. 출처=인베스팅닷컴

최근 10년물 금리의 3% 돌파가 반복되면서 전문가들은 3% 안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연구원은 “10년물 3%선은 확실히 뚫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몇 차례 돌파 시도가 계속됐는데 현재 3% 레벨에서 상당히 높은 레벨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019년말까지 현재의 3%에서 3.6%까지 오를 것”이라며 “현재의 적자 재정을 채우기 위해 정부는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할 것이다. 정부로 하여금 금리를 올리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지난해 말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승인된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 안과 회계 연도 말까지 정부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1조3000억달러의 지출 법안을 포함한 규모다. 미 의회 예산국은 2020년까지 예산 적자가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나는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은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이미 완전 고용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의 적자 감세와 지출 상한 인상으로 상당한 규모의 수요 증가가 발생했다”면서 “올해와 내년까지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수반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이미 시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뒤 미국은 연내 최소 2회에서 3회 정도 추가 인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GDP 대비 부채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부채 규모는 2차대전 직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2년물과 30년물 수익률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30년물금리는 0.05%포인트(2.11%) 상승한 3.192%에 장을 마감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3.225%까지 급등했지만 소폭 하락해 마감했다.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30%포인트(1.16%) 상승한 2.577%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