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메이븐을 둘러싸고 내부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 경영자(CEO)까지 사태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구글이 전쟁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프로젝트 메이븐을 이유로 직원 12명이 사표를 썼다. 

프로젝트 메이븐은 지난해 4월부터 구글과 미군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무기 시스템의 일부다. 인공지능이 외부환경을 인지, 신속하게 자료를 제공해 정밀타격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사람의 얼굴이나 주변 패턴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를 향한 공격에 특화됐다는 설명이다.

내부의 반발은 상당하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구글 직원들은 "구글이 전쟁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면서 "프로젝트 메이븐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14일 4000명의 구글 직원들은 프로젝트 메이븐을 폐지하라는 청원을 했으며 선다 피차이 CEO의 결단을 촉구했다.

선다 피차이 CEO는 내부 토론회까지 열어 프로젝트 메이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메이븐이 인공지능으로 적군을 학살하는 개념이 아니라 드론을 활용, 빅데이터 수렴에 따른 감지능력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신러닝 기술 개발과 사용에 대한 정책 가이드 라인을 조속히 만들어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정책도 공개했다.

직원들은 가이드 라인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텐서플로 프로그래밍 키트가 국방부에 제공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즈모도의 보도에 따르면 15일 구글 직원 12명은 프로젝트 메이븐에 반발해 사표까지 썼다.

▲ 구글 직원들은 텐서플로가 미 국방부에 제공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다. 출처=구글

프로젝트 메이븐을 둘러싼 논란은 국내에서도 있었다. 카이스트가 지난 2월 국내 방산업체인 한화시스템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자 세계 29개국 57명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를 대표로 하는 57명의 연구자 그룹은 "카이스트가 자율무기와 살인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고, 결국 카이스트는 "인간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인공지능 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며,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총장 명의 성명서를 배포하며 사실상 프로젝트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