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의 배달 앱 회사 익스포넌트 테크놀로지 서비스(Exponent Technology Services)는 하루에 900개의 햄버거를 드론으로 배달하는 실험을 했다. 이 회사는 드론을 일상 생활에 적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여러 회사 중 하나다.        출처= Exponent Technology Servic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바깥 날씨가 122°F(50°C) 정도 되면 점심 식사하러 밖에 나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밖에 나가면 점심을 먹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익을지도 모르니까.

이것이 여름철 두바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영국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업체 딜리버루(Deliveroo)의 중동지역 담당 총책임자 아니스 하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바이에서는 5월부터 9월까지 길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달에 프로가 되었지요.”

해변에서 공항 출발 라운지까지, 두바이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음식 배달에 관한 한, 두바이는 시대를 앞서 가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다른 시장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라이프스타일이겠지만, 두바이에서는 배달이 생활을 보다 더 지배하는 라이프스타일이지요.”

수요가 엄청나다. 시장조사기관 KPMG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식품 및 음료 산업에 대해 조사한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식품 사업자의 87%가 배달 앱 목록에 올라 있을 정도다. KPMG는 아랍에미리트 소비자의 60%가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배달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2017년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의 18%가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앱이나 웹사이트를 이용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승차공유 앱 카림(Careem)의 기업 개발 담당 부사장 자크 핀켈슈타인은 “중동 지역 소비자들은 교통 및 식품에 소득의 3분의 1을 소비하기 때문에 식품 배달은 매우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말한다. 카림은 아랍 세계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식당 목록 및 음식 주문 플랫폼인 라운드 메뉴(RoundMenu)를 인수하며 자체 배달 서비스업을 시작했다.

▲ 탈라바트도 영국의 유명 치킨 난도스 (Nando's)를 해변까지 배달할 계획이다.     출처= Careem

딜리버루의 아니스 하브는, 다른 도시에서는 주말이 가장 바쁜 때이지만 두바이에서는 일주일 내내 비즈니스가 변함이 없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주문 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딜리버루도 두바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딜리버루 에디션’(Deliveroo Editions)은 (손님을 직접 받지 않고) 배달만 하는 여러 식당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방 개념으로, 전통적인 레스토랑 모델을 완전히 바꾸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조마토(Zomato), 우버잇츠(UberEats), 탈라바트(Talabat) 같은 회사들이 두바이 배달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들 간의 뜨거운 경쟁으로 새로운 배달 방법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 기업 행사에서 익스포넌트 테크놀로지 서비스(Exponent Technology Services)는 하루에 900개의 햄버거를 드론으로 배달하는 시도를 했다. 카림과 탈라바트도 영국의 유명 치킨 난도스(Nando's)를 해변까지 배달할 계획이다.

그러니, 두바이에서는 당신이 어디에 있든, 점심을 건너 뛰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