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유부남 성기는 아내 몰래 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애인의 생일파티를 해줄 계획을 세운다. 출장 요리사도 부르고 친구도 부르며 만반의 준비를 다했지만, 한 가지 중요한 요소인 ‘아내의 부재’에 이상이 생긴다. 그날 친정에 가느라 집을 비우기로 했던 아내 지수가 돌연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결국 그 주 주말, 성기와 지수의 평화로운 교외의 전원주택에는 복잡한 관계의 남녀 다섯 명이 모이게 된다. 성기의 친구 순성은 초대를 받아 그 집에 방문하지만,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성기는 곧 들이닥칠 애인 수지를 아내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출장 요리사 순지는 그 집에 요리를 해주러 왔다가 요리 외에 다른 일들도 해주게 된다. 무엇보다, 이 모든 상황을 아내 지수에게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 그런데, 지수 역시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연극 <스캔들> 포스터. 출처=원패스엔터테인먼트

연극 <스캔들>은 다섯 남녀가 ‘겉으로 보이는’ 얼굴 외에 다른 속내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각 인물들 간의 관계를 통해 하나씩 드러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성기는 지수와 함께 있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남편이지만, 순성과 단둘이 남게 되자 자기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또한 지수 역시 수지에게 자기의 비밀을 공유한다. 문제는 이 비밀들이 인물 각자의 비밀에 영향을 미칠 때, 인물들이 택하는 방식이다. 맨 처음의 ‘큰 의도 없었던’ 작은 거짓말은 그래서 몇 겹의 거짓말로 점점 몸집이 불어나고, 그날 저녁 만찬에서 결국 모든 인물은 각자만의 사연으로 인해 감정 폭발을 맞게 된다.

연극은 특유의 길고 빠른 대사로 쉴 틈 없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관객은 극 전체에서 벌어진 모든 거짓말을 아는 유일한 증인으로서,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오해하며 벌어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기 앞에 벌어진 일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연극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잦은 웃음을 자아낸다. 극 중 성기와 순성이 외치는 대사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는 <스캔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해결해야 하는, ‘꼬이고 꼬인’ 다섯 남녀의 사연이 그 절박함만큼 유머러스한 연극이다.

▲ 연극 <스캔들>의 한 장면. 출처=원패스엔터테인먼트

KBS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김승현이 성기 역할을 맡았으며, 연극 <S다이어리>에 출연한 강병준과 연극 <보잉보잉>의 이은우가 함께 캐스팅되었다. 이외에도 오랫동안 대학로의 인기 연극에 출연해왔던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 <스캔들> 관계자는 “<스캔들>을 재관람하는 관객이 많다. 최소한 3번은 봐야 웃을 수 있는 연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며 또한 “최근 직장 내 회식 분위기가 술은 자제하는 반면 문화 관람을 지향하는 추세다. <스캔들>은 직장인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연극 <스캔들>은 (재)청소년경제교육재단과 원패스입시컨설팅 등이 후원하고 있으며, 대학로 원패스아트홀에서 9월 30일까지 공연된다. 이후에는 지방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