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kaaltv.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이 콩을 비롯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의 통신 기업 ZTE에 대한 부품 판매를 금지시킨 제재 조치를 유보하는 대가로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콩 선물은 7월 인도분 선물 거래가 14.50 달러 오른, 5000부셸(bushel, 곡물량의 단위로 약 36리터)에 1017.75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은 지난 달 초,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중국 수입품 목록을 발표하자 이에 대응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106개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는 대두, 자동차, 위스키 등이 포함됐다.

세계 최대 경제국간인 두 나라가 무역 문제에 대해 양보없이 대립하며 긴장이 한창 고조된 가운데, 일요일인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ZTE가 사업에 빨리 복귀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의 시주석과 나는 중국 휴대폰 회사 ZTE가 조속히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ZTE가 문을 닫으면) 중국에 너무 많은 일자리가 없어진다. 상무부에게도 이 일을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백악관 라즈 샤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관련 법률과 규정에 근거해 이 사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미·중 대표단의 1차 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되자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15∼19일 중국 대표단의 방미로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해가는 조짐이다.

WSJ은 또 ZTE에 대한 제재가 유예되면 퀄컴의 NXP 인수 등 미국 기업의 글로벌 인수 합병 문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퀄컴은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유럽, 한국 등 8개 주요 국가와 지역의 시장감독기구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았으나 유일하게 중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관세 보복 차원에서 최근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를 여러 건 보류한 바 있다.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완화에 대한 보상으로 중국은 지난 4월 초 발표했던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할 전망이다. 이외에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규제 장벽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산 콩과 같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품질검사 강화 등으로 우회적으로 수입을 규제했었다.

다만 갑작스러운 ‘ZTE 제재완화’ 움직임에 대해선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재 결정을 내려놓고, 이제 와서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제재를 완화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WSJ도 이런 협상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며, 미 행정부 내의 이견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ZTE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미 내부 다수의 인사가 놀랐으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인 논의도 마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월요일인 14일,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