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탈퇴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유가 상승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글로벌 원유 공급과잉이 해소됐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OPEC이 발표한 5월 석유시장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원유재고는 5년 평균치보다 900만배럴 많은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원유재고가 5년 평균치보다 무려 3억4000만배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 규모의 감산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OPEC은 연내 원유재고를 5년 평균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PEC은 보고서에서 “4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소폭 증가한 반면 경제협력기구(OECD) 원유 재고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와 원유 공급 부족으로 타이트한 재고, 견고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유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이 해소된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북해산브렌트유는 3년 6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출처=pxhere

이날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브렌트유는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11일)보다 1.4%(1.11달러) 상승한 배럴당 78.23달러로 마감해 80달러 턱 밑까지 올랐다.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 역시 전 거래일보다 0.4%(0.26달러) 오른 배럴당 70.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기준으로는 71.26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에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정보업체인 OPIS의 톰 클로저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100달러 어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두고 클로저는 “황소 장(Bull market∙상승장)이 국제 원유 시장에 해머록(Hammerlock)을 걸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해머록이란 레슬링에서 상대방의 뒤에서 팔꿈치를 꺾어 움직이지 못 하게 하는 기술로 강한 상승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아(BoA) 메릴린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9년까지 국제유가가 100달러만큼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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