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팜 시장에 진출한다. 식물생장 전용 LED 패키지 신제품 ‘LH351B Red’를 출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LH351B Red는 660nm 파장 대역에서 적색을 방출하는 하이파워(소비전력 1와트 이상) LED 광원 패키지다.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키는 식물생장 전용 제품이다.

기존 백색광원인 LH351 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이며 삼성전자는 일반조명부터 작물재배용 조명까지 다양한 LED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LH351B Red의 660nm에 비밀이 숨어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빛의 파장에 따라 각기 다른 화학반응을 나타내는데, 특히 660nm의 적색 파장은 식물의 개화와 성장, 광합성 촉진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기존 일반조명용 미드파워는 물론 고효율 모듈 'H inFlux', Q-series' 도 고객들이 식물생장용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제품의 PPF를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8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LIGHTFAIR International 2018 조명박람회에서 식물생장용 LED 패키지와 모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LED 사업팀 최윤준 상무는 "이번 식물생장용 LED 패키지는 일반조명시장에서 검증된 삼성전자의 LED 기술력이 적용되었다"며, "고객들은 삼성전자를 통해 일반 조명과 식물생장용 광원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LH351B Red.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LED 기술력을 통해 스마트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팜 시장의 성장과, 그 파급력을 고려해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며 LH351B Red의 등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LED 자체에 주목한다면,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부품 경쟁 영향력 다각화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LED 산업 특성의 교집합이 많고, 두 영역 모두 삼성전자가 힘있게 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스마트팜이라는 키워드는 부품 경쟁력 다각화를 넘어, 삼성전자 사업 경쟁력의 전략적 포석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지난해 10조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20조원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ICT 기술과 친환경 패러다임의 만남이 도시농업 등을 아우르는 틈새시장을 만들었고, 삼성전자도 이 흐름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팜 시장에서 식물생장용 LED 시장은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큰 폭의 성장세가 유력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식물생장용 LED 시장 매출 비중은 2016년 2%, 올해 4%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22년에는 8% 이상이 유력하는 등 다른 LED 사업군과 비교해 ‘퀀텀점프’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물론 일반 산업과 의학, 보안 분야의 LED 점유율도 큰 편이지만 성장세로만 보면 식물생장용 LED 시장에 뒤진다. IHS에 따르면 산업의 경우 전체 LED 시장 기준 2016년 25%에서 2022년 29%로 큰 변화가 없고, 같은 기간 의학은 7%에서 10%, 보안은 8%에서 10%의 매출 점유율만 보여준다. 반면 식물생장용 LED 매출 비중은 2%에서 8%로 무려 4배 커진다.

▲ LED 시장의 주요 산업 매출 비중. 출처=IHS

스마트팜이 ICT 기술의 발전을 담보하는 장면도 삼성전자의 진출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스마트팜 기술력이 떨어지지만, 외국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LED 사업 경쟁력을 스마트팜 시장에서 풀어내며 ICT 기술과의 접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