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드루킹 사태 여파가 네이버는 물론, 다음과 네이트 등 포털 3사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포털 뉴스 댓글 여론조작을 일으킨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는 물론, 다음과 네이트에서도 ‘비슷한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압수수색 했다.

지난 4월 네이버를 대상으로 벌어진 자료 보존 조치 수준이다. 경찰은 최근 드루킹의 측근인 김모씨의 이동식 저장장치를 확보해 분석하던 중 댓글작업이 이뤄진 인터넷 기사 주소 9만여건을 확인했으며, 이 중에서 다음과 네이트의 기사도 발견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여론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9만여건의 기사 중 7만개가 넘는 기사의 분석을 끝냈고, 나머지 1만9000개 기사에는 보존조치를 내렸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10일 드루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루킹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건냈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벌어진 일이라 눈길을 끈다. 드루킹도 측근을 통해 500만원을 건냈다는 점을 시인한 상태에서, 포털 여론조작을 수사하는 경찰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 내부에서는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한성숙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뉴스 편집 개편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뉴스댓글 조작이 터진 후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까지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이는 한편, 올해 3분기 대대적인 뉴스 개편 방침을 ‘읍소’하는 등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상대적으로 무풍지대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던 다음 뉴스 편집 개편 가능성을 일축하며 모바일 다음에 ‘추천 판’을 신설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카카오의 다음이 국내 포털 점유율 측면에서 네이버에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에, 드루킹이 다음 등에서는 여론 조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으로 다음도 댓글 조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사태를 관망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압수수색 기사가 신속하게 다음의 최상단에 배치되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 다음의 뉴스 편집은 인공지능이 100% 하고 있다”면서 “네이버가 2017년 2월 출시된 인공지능 에어스와 내부 직원 모두 뉴스 편집을 했기 때문에 여론조작에 따른 책임을 무겁게 질 수 밖에 없으나, 카카오의 다음은 2015년부터 인공지능 루빅스가 100% 뉴스 편집을 하기 때문에 플랫폼 공공성 측면에서는 훨씬 투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음 모바일에 추천 탭이 설정되어 있다. 출처=갈무리

루빅스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해,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뉴스 댓글 조작 논란의 핵심이 뉴스 편집의 ‘주체’에만 매몰되는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다른 편집 방식이 이번 논란의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