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아파트 구입 추정 평균 이자비용 (출처=직방)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2017년 아파트 구입액의 50%를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할 경우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은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와 한국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2017년 전국 아파트 구입시 평균 이자비용이 연간 547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2017년의 이자비용은 2016년 423만원에 비해 124만원, 29.3% 상승한 것으로 도시2인 이상 가구 연소득 상승률인 2.2%에 비해 약 13배 가량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2017년 1077만원으로 2012년 1093만원 이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2016년 812만원과 비교하면 32.6% 증가했다. 경기와 인천은 544만원의 연간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서울 연간이자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2016년 대비 증가율도 27.2%로 서울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울은 경기ㆍ인천에 비해 높은 이자비용에도 불구하고 강남3구 등의 고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매시장의 호황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아파트 구매자의 부담이 향후에 더 높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2016년 저점 이후 점차 상승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 3월 3.45%까지 상승했다. 물론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당시(7.0%)에 비해 절반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금리인상으로 인한 아파트 구매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부분은 주택 구입 수요에 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장기간 이어진 금리하락장과 달리 금리인상이라는 생소한 시장 및 금융 환경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금리인상과 함께 나타나는 금융비용 증가는 이전 10년 동안은 경험하지 못한 환경인만큼 그 동안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비용 하락의 경험이 비용부담 증가로 전환되면 심리적으로는 수요자들이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금리인상은 매매시장 외 전세시장에도 큰 영향을 발휘할 것이란 예측도 이어졌다.

그동안 세입자는 전세가격 인상을 가능하면 대출을 통해 해결해왔다. 저금리로 인해 새로운 전세집을 구하기 위한 이사비용과 중개비용보다 금융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인상된 전세금에 대한 이자부담보다 이사와 중개 비용이 더 낮아 질 수 있다. 또한 입주물량 증가로 이주할 수 있는 전세 물건이 증가하면 세입자는 전세금 인상을 감수한 재계약 보다는 다른 아파트로의 이동을 선택할 수 있다.

함 실장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는 매매와 전세 양쪽에 부담이 증가돼 주택시장 과열을 식힐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