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호황)이 올해에도 계속되는 가운데, 수요 과잉이 여전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이 당분간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올해 주춤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기는 하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분명 호황기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기념비적인 실적을 기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공급 부족, 수요 과잉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D램과 낸드플래시 공정을 강화하고 있으나 수요 과잉 현상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며 수율 개선이 어려워지는 등 부정적인 원인도 작동하지만, 길게 보면 제조사들이 공급량을 조절해 무리한 치킨게임을 지양하고 있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적절한 완급조절이 이뤄지면,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호실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수퍼 사이클의 '범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3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IHS의 보고서를 인용,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둔화에 있다고 보도했다.

수퍼 사이클의 영향을 받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6년 822억달러, 2017년 1302억달러로 급상승했으나 올해 1484억달러 수준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힌트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기록하며 훨훨 날았다. 반도체에서만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기록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만 삼성전자 D램은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감소했다. 1분기가 비수기며 11라인의 생산 제품 전환으로 출하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지만 큰 틀에서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TLC 128 GB 제품 3월 대량구매가격이 전달과 비교해 2% 떨어진 대목이 눈길을 끈다. D램도 PC용, 서버용 D램은 상승하고 있으나 모든 D램이 가격 상승의 바람을 탄 것도 아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아직은 수퍼 사이클의 영향권에 있으며, 제조사들은 수율 개선 등의 이유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일부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보이는 한편,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퍼 사이클이 불어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맞물리며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한편, 중국 제조사들의 반격이 이어지면 올해 하반기 파격적으로 수요, 공급선이 무너질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미비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025년 약 4000억달러 이상의 시장 팽창이 유력하다. 시스템 반도체로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