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부합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한다면 미국의 민간 투자를 통해 북한의 번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밝혀 주목된다. 그는 특히 이런 요구가 이뤄지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 폼페이어 미국 국무장관.

폼페오 장관이 1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Fox News Sunday) ‘CBS’ 방송 프로그램(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꼭 한 달 앞둔 12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히고 폼페이어 장관이 민간기업이라고 전제를 달라았지만 비핵화의 대가로 대북 지원 의사를 밝힘으로써 미북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비핵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 외무성은 12일  발표한 공보에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며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한다면 미국의 민간 투자를 통해 북한의 번영을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 납세자의 돈이 아니라 민간 업체들이 북한의 취약한 에너지와 농업, 사회기반 시설에 대해 투자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오 장관은 "북한이 엄청난 규모의 전기 등 에너지, 농업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이런 지원을 통해 주민들이 고기를 먹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 이런 지원을 통해 미국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번영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면 당연히 대북 제재는 해제되고 북한은 그 이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약속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오 장관은 지난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이행하면 안전보장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오 장관은 미국의 관심사는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나 덴버 또는 이날 인터뷰를 하는 장소에 대해 핵무기를 발사할 위험을 막는 것이라면서  위협 대상에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과 미사일을 모두 언급해 사실상 대량살상무기(WMD)의 폐기가 목표임을 시사했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출처=VOA

북한이 12일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계획에 관해서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하고 미국인들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모든 장소를 북한이 파괴하고 제거하며 폐기하는 것은 미국인과 세계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외무성은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모든 갱도를 폭파하겠다고 밝혔다. 1차 실험을 진행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이 진행된 2번 갱도는 물론이고 아직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 4번 갱도까지 모두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핵실험장 경비 인원과 연구원 철수까지 언급하는 등 핵실험장 주변까지 모두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대외에 천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환영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는 남북정상회담의 약속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 이번 발표로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면서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첫 축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