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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환보유액 또 신기록, 적정 외환보유액 얼마?외환보유액 4000억달러대 진입 눈앞에
송현주 인턴기자  |  ssong@econovill.com  |  승인 2018.05.12  09:07:55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계속해서 증가해 4,000억달러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송현주 인턴기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말 기준 3984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규모는 세계 9위다. 중국이 3조1428억달러로 1위고 이어 일본(1조2683억달러), 스위스(822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872억달러), 대만(4567억달러) 등의 순이다. 결코 적지 않고 보유액을 늘리는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외환보유액을 더 늘려야 하는 주장이 있고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주장이 맞는지 국민들은 헷갈리기만 하다. 외환당국은 "비상시에 비해 충분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충분할까? 

외환보유액 3월 말 3984억달러 세계 9위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984억 2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16억 7000만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달러강세로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감소했는데도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더 많이 늘면서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등)이 92.9%인 3701억달러를 차지했다. 전달에 비해 70억7000만달러 늘었다. 한은이 미국 국채를 상당량 매입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예치금 184억달러(4.6%), 특별인출권(SDR) 33억달러(0.9%), IMF포지션(IMF회원국이 무조건으로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는 한도액) 16억달러(0.4%), 금 47억달러( 1.2%)로 구성된다.

쓰라린 외환위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그동안 지속해서 늘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39억4000만달러까지 내려간 외환보유액은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3월 2643억 달러까지 늘었다. 

이후 2014년 말 3635억9000만달러, 2015년 말 3679억6000만달러, 2016년 3711억달러, 지난해 3892억7000만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다. 3월 말 기준으로  중국(3조1428억 달러)이 1위이고 일본(1조2683억 달러), 스위스(8221억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추이. 출처=한국은행

우리 외환보유액이 결코 적지 않지만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선 외환보유액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즉 더 많은 외환보유액이 금융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할 뿐더러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 있고 대외여건이 양호한 만큼 굳이 더 쌓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적정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라는 주장도 

외환보유액은 위기상황을 대비한 비상금이다. 한국금융연구원(KIF)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외환보유액을 “갑작스런 자본유출에 대비한 자기보험(self-insurance)”이라고 정의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외환보유액은 나라의 위기대응능력과 대외 신인도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부족한 것보다는 충분한 게 바람직하지만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보유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연 '적정한 외환보유액'은 어느 정도일까. 한 국가의 적정 외환보유액의 수준은 보유목적에 따라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는 통일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국제기구 별로 다른 기준을 제시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단기외채, 증권과 기타투자부채 잔액, 통화량, 수출액을 합쳐서 적정 외환보유액을 산정한다. 이 기준에 따라 IMF는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2400억~3700억달러로 추정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3개월 경상수입액 평균, 단기외채, 외국인 주식투자액의 3분의1을 더해 최대 4000억달러가 적정 외환보유액이라고 제시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경영전략연구팀 김주환 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은 각국의 환율제도, 자본자유화와 경제발전 정도, 외채구조, 경상수지, 국내금융기관의 대외차입능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세계 최고 ‘3조1428억달러’의 의미 새겨야

적정 외환보유액을 선정하긴 힘들지만 세계 1위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확충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중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지 않을까?

자본시장연구원(KCMI)은 2016년 3월 발간한 ‘중국의 외환보유고 현황’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4년 6월 약 4조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3월 최고치를 기준으로 약 2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 감소 속도가 빠르고 하락폭이 상당하다”면서 “외환보유액 유출이 지속될 경우 중국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세계 1위의 외환보유국인데도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CMI 거시금융실 강현주 연구위원은 “중국은 시장과 정부가 원하는 환율 수준에 차이가 있을 때 중앙은행이 시장에 적극 개입해 환율조정을 한다”면서 “고성장정책을 위해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위완화의 가치를 계속해서 낮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KDI, "대외건전성 취약하지 않다" 반론

현재 외환보유액을 대량으로 쌓았고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취약하지 않은 만큼 외환보유액을 추가 확충하는데 부정의 견해를 보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총외채에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 비중이 낮아진 만큼 굳이 더 쌓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정대희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해외투자에서 채무국이 아닌 채권국”이라면서 “이전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가 줄었기 때문에 대외건전성은 취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하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율,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 등이 낮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7년말 외채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4188억달러로 전년 말에 비해 347억달러 증가했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7.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지만 전분기에 비해 1.3%포인트 감소했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013년 26.4%, 2016년 27.3% 등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016년 말에 비해서는 1.6%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분기에 비해 1.1%포인트 감소한 29.8%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기재부는 평가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013년 32.3%였으나 2014년 32%, 2015년 28.3%, 2016년 28.2%로 낮아졌다.

외채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채권국가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대외채무의 두 배 수준인 85552억달러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600억달러 증가한 456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비상시에 대비해 부족하지 않다"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에 관해서는 여러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의견은 확고하다.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회계 김원태 팀장은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서 “지금 수준은 비상시에 대비해서 볼 때 부족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KIF 이윤석 선임연구원은 “외화유동성도 양호하고 단기외채 비율도 낮아졌다”면서 “북핵리스크 우려가 있었는데 최근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변화되면서 외환보유액을 확보해야한다는 당위성도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이윤석 선임연구원은 “이제 외환보유액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여유외환보유액’이 어떻게 활용될지 논의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유 외환보유액’은 한국투자공사가 운영하고 있는데 운용 대상 확대와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남북경협 자금에 대한 논의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면서 “경협과 관련된 투자처에서 운용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전 한국경제학회장은 “외환보유액을 ‘충분성(Adequacy)’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더 확보하는 것이 좋다”면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자본 유출 규모가 커지고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본다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그러나 지금은 미국이 환율조작국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마음대로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KCMI 거시금융실 강현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대외충격에 휘둘릴 위험이 크다”면서 “대외적 안정성 위해 외화보유액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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