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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오락가락' 행정..."무등록 분양대행 금지, 미분양 현장은 괜찮다?"건설업 등록증 실효성 역시 의문...현실 반영 법개정 필요해
정경진 기자  |  jungkj@econovill.com  |  승인 2018.05.11  18:48:32
   
▲ 국토교통부, 환경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외부전경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건설업 등록증이 없는 사업자의 분양대행 금지와 관련해 미분양현장에서는 건설업 등록증이 없이도 분양대행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미분양 된 주택의 분양을 대행하는 경우 청약자격에 대한 심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국토부에서 규정하고 있는 미분양 현장이란 청약접수에서 미달이 난 곳을 포함해 정당계약 이후 미계약분이 발생한 현장 모두를 의미한다. 즉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건설업 등록증이 없이도 분양대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국토부는 청약 관련 업무에서 분양대행사가 임의로 당첨자를 변경하고 부실한 상담 등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본 만큼 청약신청자의 수준에 부합하는 등록업체가 관련 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국토부가 무등록 분양대행 업체가 시장을 교란시킨다고 파악한 근거가 바로 미분양 단지의 선착순 분양이 문제가 됐다는 점이다. 강남권의 한 재건축 단지에 부적격 당첨자들이 나오면서 미분양이 됐고 ‘떴다방’ 업자들이 대거 몰렸다. 당시 미계약분 물량 추첨 시 줄피(줄프리미엄)부터 전매 등의 불법 행위 등이 이뤄졌다. 그 원인으로 국토부는 해당 단지의 계약을 진행한 분양대행사 측에서 미계약분 물량 털어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신분확인 등을 철저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 <이코노믹 리뷰>가 한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분양대행업체 등록에 관한 질의 답변 내용

그러나 미분양 현장에서는 무등록 분양대행업체가 분양대행을 할 수 있다는 국토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업계에선 “문제 발생에 대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기 보다 졸속으로 행정을 처리한 탓”이라며 “결국 국토부의 졸속행정으로 인한 피해를 업체와 국민들이 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 4월 26일 국토부가 ‘무등록 분양대행업체의 분양대행 업무 금지’ 공문을 전국 지자체와 한국주택협회에 보낸 이후 수많은 분양대행업계를 비롯해 건설업계 등에서 불만이 빗발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미분양현장은 무등록 분양대행 업체가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관련 업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청약제도 등에 대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웠어야 했는데 건설업 등록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 꼴 ”이라고 말했다.

‘무등록 분양대행 금지법’의 허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건설업 등록증이 없으면 분양대행을 할 수 없다는 주택법과 공인중개사법에 명시된 중개사의 주택분양대행은 서로 충돌하기까지 한다. 중개사법에 따르면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주택의 분양대행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법령이 일부 충돌되지만 주택청약에 관련된 제도는 주택법이 상위법령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서로 혼란이 생기는 만큼 분양대행의 정확한 업무범위나 공급규칙 등 분양대행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분양대행 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꺼내든 건설업 등록증 이라는 카드의 실효성이 사실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업 등록증이 없는 대다수의 분양대행사 중 일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홍보 인력대행 계약을 맺고 분양 업무에 투입됐다. 물론 청약과 관련된 업무는 하지 않는다. 이 경우 조합 측에서 청약 접수부터 당첨자 추첨 등의 업무를 보게 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7년 제50조 제4항(주택공급신청자가 제출한 서류의 확인 등의 업무를 건설업자에게 대행하게 할 수 있다)법령이 나온 배경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시행사가 민간인으로 구성된 조합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건설업자의 대행을 허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 일부 단지는 건설사가 분양상담사를 직접 고용한 직영형태로 분양을 하지만 이들 역시 아르바이트 개념이기 때문에 전문성과 책임성의 문제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부동산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시장이 긴장되고 문제의식을 갖게 된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건설업 등록증이 분양대행 시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수긍이 어렵다”면서 “오히려 영세한 업체들은 시장진입이 어렵고 사업을 성장시켜나갈 수 있는 브릿지가 끊어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청약과 관련해 부적격 처리 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과연 자본금 1~2억 원 수준의 업체가 책임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질 수 있는지를 봤을 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건설업 등록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청약 업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으려면 그 정도의 자산 수준은 되는 업체여야지 책임을 가지고 업무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역시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아니고 주택청약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이들 현장도 건설업 등록증이 필요 없음을 알려왔다. 주택법 적용대상이 아닌 상가 분양 마찬가지로 건설업 등록증이 없이도 분양대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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