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가 사기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실제 보유한 코인 없이 전산 상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장부상 거래’ 혐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0일과 11일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업비트가 가상통화를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도 보유한 것처럼 전산을 위조(사기 및 사전자기록 위작)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업비트 설립 초기에 실제 보유한 것보다 더 많은 가상통화를 판매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업비트의 장부상 거래 의혹은 과거에도 계속됐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중 가장 많은 137개 코인의 거래를 보유하고 있는 업비트는 이중 원화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지갑을 모든 코인에 지원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날 현재 137개 상장 코인 중 지갑이 있는 코인은 87개 뿐으로 나머지 50개 코인은 원화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3월에도 코인네스트 등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왔다. 지난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김익환 코인네스트 대표 등 2명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업비트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며 주요 가상통화 가격은 수직 낙하하고 있다. 오후 1시 이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95만5000원에서 924만1000원까지 3시간여만에 70만원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업비트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던 코인들의 가격 급락세가 두드러진다. 오후 4시 52분 현재 버트코인 (-23.09%), 그로스톨코인(-21.47%), 피벡스(-21.82%), 파워렛저(-20.73%) 등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중 업비트에서만 거래가 가능한 가상통화는 20%대의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업비트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가담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