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철강업계의 미국 수출물량 쿼터 분배가 이르면 11일에 결정되고, 늦어도 14일 전에는 개별 업체에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확보한 올해 미국 수출물량은 268만t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수출승인 권한을 한국철강협회에 위탁한 만큼 협회가 어떻게 물량을 분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현대제철이 생산한 강관. 출처=현대제철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지난 8일 수출입공고 개정을 고시했다. 산자부는 “미국 정부가 5월 1일부터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입물량의 70%를 수입 쿼터로 적용함에 따라 대미 수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출입공고 개정이 필요했다”고 이유를 밝히면서 “수출제한 대상품목에 철강제품을 추가한다”고 말했다.

개정에 따르면 잉곳(ingot·태양광전지 핵심소재)이나 그 밖의 일차제품 형태의 철과 비합금강 등 총 173개 품목이 수출제한 대상품목에 추가됐다. 산자부는 수출승인 권한은 한국철강협회에 위탁하겠다고 밝혔다. 고시 시행일이 14일이라고 명시된 만큼 한국철강협회는 이전에 쿼터 배분을 끝낼 계획이다.

대미 철강 수출 쿼터는 올해 1월 1일부터 수출된 물량까지 소급 적용돼 적용된다. 이런 이유에서 263만t중 이미 수출된 물량을 제하고 난 물량에 대해 쿼터를 업체별로 나눠야 한다.

산자부에 따르면 현재 쿼터제 대상품목 54개 중 9개 품목은 이미 올해 쿼터를 다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개는 애초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지 않아 쿼터 물량이 없는 품목이고, 기타 7개도 주력 수출품은 아니다. 산자부에 따르면 9개 품목의 쿼터량은 4만 9000t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수출통관 기준으로 미국 쿼터 소진율은 34.6%다. 이를 물량으로 산출하면 92만 7000t이 소진된 것으로 175만 3000t의 쿼터 물량이 올해 남아 있게 된다.

휴스틸·넥스틸·세아제강 등 강관제작사들 이목 집중

특히 3년치 평균 수출량의 70%가 104만t인 강관류를 주요 대미 수출품목으로 하는 업체들의 관심이 협회에 쏠려 있다. 휴스틸과 넥스틸은 강관을 주로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인데, 휴스틸은 전체 수출 물량 중 70%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넥스틸은 지난해 수출 중 90%이상이 미국으로 향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도 강관류를 미국에 수출하지만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고 오히려 강관 전문 업체인 휴스틸과 넥스틸이 이번 물량 배분에서 더 민감한 사안일 것”이라면서 “넥스틸의 경우 쿼터 물량 분배와 별도로 미국으로부터 높은 관세를 받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틸은 지난달 12일 유정용강관(OCTG)에 미국 상무부로부터 최고 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세아제강도 쿼터제 배분에 대해 민감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판재류를 주로 미국에 수출하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쿼터 분배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다.

업체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철강협회는 매주 업체와 협의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업체별로 몇t씩 쿼터를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큰 문제 없이 강관류 쿼터 분배가 될 것”이라면서 “내부 논의가 끝난 후 어떤 식으로 분배가 됐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철강협회는 업체별 쿼터 배분에 대한 결정을 11일에 마무리짓고, 14일께 개별 업체에 쿼터 배분 물량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