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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교수의 세계를 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5.12  13:57:58
   
 

한반도의 외교행각이 바빠지고 있다. 점차 다차방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남북한 간 판문점 선언은 남북한 간의 합의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즉 양국 간의 ▲관계증진 ▲적대적 관계 해소 ▲평화 프로세스 및 비핵화였다. 평화 프로세스와 비핵화는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자세한 합의 내용은 도출할 수 없었다. 주로 양국관계와 적대관계 해소에 중점을 두고 많은 합의 내용들이 도출되었다.

이후 북미관계를 앞둔 현 시점에서 다양한 외교가 펼쳐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미국 내 강경파들의 분위기였다. 현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한 목소리 이외에도 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회의론에 가득찬 목소리가 팽배한 상태다. 북한이 비핵화하겠느냐, 결국 또 북한의 꼼수에 놀아나는 것이다 등 현 미국 워싱턴DC 분위기는 매우 회의적이다. 이 같은 미국의 분위기는 결국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으며, 이는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 설정에 새로운 장애로 등장했다.

이 같은 미국 내 강경한 입장은 일본의 부추김 탓도 있다. 지난 3월 고노 다로 외무상은 미국을 방문해 대북정책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포기 ▲화학무기 폐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이었다. 현 국면에서 패싱되는 것을 우려한 일본이 미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부추겼으며, 이는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어젠다 확대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어 등장한 외교행각은 북중 정상회담이었다. 다롄으로 날아간 김정은 위원장은 현 국면과 관련하여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아마도 중국의 제재 해제 가능성을 물었을 것이다. 경제적 지원과 북중관계 회복을 통해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했을 것이다. 미국의 강경한 목소리로 인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야 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김정은에게 요청했을 것이다. 일괄타결방식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고했을 것이며, 미국이 판을 깰 경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중요한 지원군이 돼줄 것을 확약했을 것이다. 이어 중국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서 중국의 참여당사국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요청했을 것이다.

이러한 북중 정상 간의 회담이 약효가 있었을까. 이어진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은 성과를 냈다. 표면적으로 북한은 억류자 석방이라는 카드를 들이밀며 폼페이오의 방북을 이끌어냈고, 이어서 북미정상회담 이전 실무적 합의를 만들어냈다. 미국의 CVID 방식을 수용하는 대신 협의 어젠다를 축소하고 체제보장을 위한 중요한 무언가를 약속받았을 것이다. 이어 회담장소도 합의했을 것이다. 추측컨대, 중국이 평화협정 당사국으로 참석하게 될 경우 판문점의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했을 수 있다.

어렵사리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문 대통령이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듯이, 앞으로의 상황이 제대로 전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가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북미 간 오해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한국 정부의 중재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 프로세스 간의 속도조절도 중요하다.

비핵화가 더딜 경우 한미동맹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성립된다는 딜레마 상황은 한미동맹의 방향성을 혼탁하게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에 외교안보정책이 빛을 발하게 만든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간의 균형’은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되어야 할 현 정부의 외교적 지혜로 보인다.

약력 ▲현 국립외교원 교수▲현 민주평통 상임위원 ▲미 브라운대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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