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대부분은 '동물복지=방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전체의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다단식 산란계 사육시설의 모습.(제공=농촌진흥청)

[이코노믹리뷰=최재필 기자]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달걀은 방목 사육된 닭에서 나온 달걀일까. 국민 100명 중 98명은 '동물복지=방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전체 농장 중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농진청)이 9일 발표한 '동물복지인증 달걀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다.

동물복지인증은 2012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국가에서 정한 동물복지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전국 25∼59세 여성 502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인식도 조사와 현장 관능검사로 나눠 진행됐다. 

조사 결과, 동물복지와 잘 어울리는 사진으로 응답자의 98%가 '방목 사육(방사 계사)'을 꼽았다. '방목 사육'을 선택한 이유로는 '좁은 공간에서 갇혀 있지 않음', '넓은 공간에서의 자유로움'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 시판 중인 동물복지인증 달걀.(제공=농촌진흥청)

하지만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전체 1300여 개소 가운데 8%가량인 95개소(2018년 4월 현재)이며, 이중 약 40%만 방목 사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상호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 농업연구관은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늘어나고 있지만 비싼 가격 등으로 소비자 선호도는 떨어진다. 이 때문에 동물복지인증 산란계 농장이 대중화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국 동물복지인증 95개소의 사육두수는 전체 계란 생산량의 2% 정도"라고 했다.

'동물복지인증'에 대한 인식도를 알아보는 문항에서는 용어를 들어봤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고, 인증제도(37.8%)와 인증 마크(23.3%)를 알고 있다는 답이 뒤를 이었다. '용어와 제도, 마크 모두 듣거나 본 적 있는 소비자'는 △40대 △달걀을 거의 매일 먹고 △건강에 매우 관심이 많은 계층으로 나타났다.

▲ 동물복지 연상 사진 및 이유.(제공=농촌진흥청)

동물복지인증 달걀 구매 이유에 대해선 '식품 안전성이 높을 것 같아서(63.4%)'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가격을 제시하기 전 92%였던 구매 의사가 가격(10개 기준, 5000∼6000원)을 안 이후에는 62.7%로 29.3%p 줄었다.

반면, 구입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쌀 것 같아서(42.5%)', '실제 동물복지 달걀이 아닌 것 같아서(32.5%)' 라고 답했다.

이밖에 동물복지 달걀과 일반 달걀에 대한 관능평가(색, 촉감, 비린내 등)에서는 날 달걀이나 삶은 달걀 모두 소비자가 느끼는 유의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 연구관은 "동물복지 산란계 사육 방식은 방목 외에 여러 형태가 있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동물복지 사육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소비자의 이해도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