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높은 빌딩 사이 골목길. 노란색 바탕의 빨간색 글씨의 화려한 간판이 시선을 끄는 식당이 있다. 2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분짜라붐 역삼점’은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프랜차이즈 맛집이다. ‘프랜차이즈는 어딜가나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집을 주목해보자. 당신이 알고 있던 그 맛이 아닐 것이다.

1. 음식종류
쌀국수(Pho), 분짜(Bun-Cha), 밥, 사이드메뉴

2.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분짜라붐 역삼점'. 역삼역에서 한 블럭이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 출처= 카카오맵

주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5길 13

영업시간 : 11:00~22:00(마지막주문 21:30)

메뉴

쌀국수(PHO)

하노이 쌀국수 9000, 하노이 고급 쌀국수 1만2000원, 하노이 차돌 쌀국수 1만2000원, 남방풍 매운 쌀국수 9500원

분짜(BUN-CHA)

하노이 직화 분짜 1만3000원

밥(RICE)

느억맘 볶음밥 9000원

사이드메뉴

넴(짜죠) 6000원, 느억맘 닭날개 튀김 7000원, 싸오 7000원

3. 상호

분짜라붐은 전국에 19곳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 음식 프랜차이즈다. 분짜는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차가운 느억맘(피시소스) 국물에 숯불로 구워낸 돼지고기, 쌀국수, 생채소를 적셔 먹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방의 대표 음식이다. 이 식당의 주 메뉴인 분짜에 스페인어로 ‘파티’라는 뜻의 ‘라붐’을 더해 ‘분짜파티’라는 뜻의 상호가 만들어졌다.

4. 경영철학

분짜라붐 역삼점의 김영건(52) 대표는 경영철학에 대해 묻자 “내 가족이 먹어도 괜찮을 만큼 만드는게 최고라고 하더라”라며 수줍게 웃음을 보였다. 그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5년간 식품회사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식당을 열었다. 해태음료, CJ제일제당, 웅진식품을 거친 그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25년간 식품을 만들었다”면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고 그가 오랜 시간 지켜온 경영철학을 밝혔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일까. 문을 연지 6개월째인 이곳은 점심시간이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줄이 매일같이 길게 늘어서있다.

5. 주메뉴

분짜라붐의 주 메뉴는 쌀국수와 분짜 그리고 볶음밥이다. 가장 잘 나가는 메뉴가 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판매하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모든 메뉴가 주 메뉴”라고 답했다. 쌀국수는 하노이 쌀국수, 하노이 차돌 쌀국수, 남방풍 매운 쌀국수 3종류고 분짜와 볶음밥은 단일 메뉴다.

▲ 15시간 뼈와 고기를 깊게 고아낸 육수와 직접 뽑은 생면이 곁들여진 쌀국수.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하루 두 번 생면을 직접 뽑아 사용하는 분짜라붐의 쌀국수는 다른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건면과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운 식감을 선보인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리면 겉돌지 않고 젓가락을 감싸며 따라 올라온다. 칼국수보다 얇은 면은 후루룩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 매일 15시간씩 뼈와 고기를 고아내 봄비로 몸이 으슬으슬 추운 날 생각나는 진국이다.

▲ 누릉지를 넣어 파삭한 맛을 더한 분짜라붐의 대표메뉴 느억맘 볶으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매장에서 만난 손님이 꼽은 또 먹고 싶은 메뉴 중 하나인 볶음밥은 파삭하게 부서지는 느낌이 좋다. 동남아시아의 볶음밥은 알란미를 사용한다. 일명 ‘날아가는 밥’으로 찰진 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식감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분짜라붐의 볶음밥은 1차로 밥과 재료를 볶은 후 누룽지를 부셔 넣은 후 2차로 볶아내 파삭한 맛을 더했다. 누룽지가 더해진 볶은밥은 씹을수록 고사함까지 느껴진다.

▲ 생채소, 쌀국수, 숯붗로 구운 고기를 느억맘소스에 적셔 먹는 분짜라붐의 대표 메뉴 분짜.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느억맘 소스에 각종 생채소와 쌀국수, 고기를 적셔 먹는 분짜에도 제대로 숯불향이 배어있었다. 푸짐한 생채소와 부드러운 생면, 그리고 숯붗에 직접 구운 고기는 베트남 ‘삼합’이라 부를만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메뉴판에는 메뉴마다 재료에서부터 맛까지 상세히 설명돼 있어 베트남 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6. 맛의 비결

김 대표는 “조미료와 향채는 적게, 강남스타일에 맞췄다”고 맛의 비결을 설명했다. 김대표가 운영하는 분짜라붐 역삼점은 회사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주 고객들도 직장인 여성들이다. 그는 이 점에 착안해 본사 레시피와 다른 그만의 맛의 비결을 더해 ‘본점 보다 맛있는 분점’으로 불리게 됐다.

▲ 분짜라붐 역삼점 내부

그는 고수나,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향채는 되도록 적게 넣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도록 조미료를 줄이고 원물 사용을 늘렸다. 그는 “기름진 음식보다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 여성고객들을 위해 육수에서 기름기를 걷어내 담백하면서 깊은 맛의 육수를 손님들에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메뉴를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베트남 소주는 도수가 높고 특유의 향이 있어 한국인들이 먹기 힘들다”면서 “그래서 얼음과 라임을 함께 제공했더니 다른 점포 한 개 팔릴 때 우리는 한 박스가 팔리더라”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분보남보, 코코넛쉐이크 등 새로운 메뉴 도입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프랜차이즈다 보니 맛을 결정짓는 핵심 식재료는 본사를 통해 공급받는 물품이 많다. 가맹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대표는 “본사와 협의를 통해 더 질 좋은 식재료를 가맹점주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연유커피’는 어떤 연유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면서 “최대한 베트남 현지 맛을 재현하고자 베트남 현지 유명 커피점인 ‘콩카페’에서 사용하는 연유를 직접 들여와 다른 가맹점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7. 특별한 서비스

“직장인은 배불리 먹어야 힘이 난다” 25년간 직장생활을 한 김 대표는 누구보다도 직장인의 마음을 잘 안다고 한다. 손님들 대부분이 주변 회사에서 직장인들이라 다른 점포보다 양을 많이 주는 편이다. 본사의 규정보다 야채, 면, 고기를 5~10g 정도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 

8. 고객이 전하는 ‘분짜라붐’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끝나갈 오후 1시 무렵이었지만 여전히 손님들이 많았다. 회사 아이디카드를 목에 걸고 직장동료와 삼삼오오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많았다.

회사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고객은 “바로 옆에도 베트남 음식점이 있지만 이곳이 더 맛있어서 줄을 서야하는 불편함도 감수하고 동료들과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분짜라붐의 단골 고객이라는 한 고객은 “베트남 음식을 워낙 좋아해 분짜라붐 본점도 가봤다”면서 “이곳은 맛도 양도 본점보다 한수 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