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서만 100개 매장의 문을 닫은 <메이시스> 백화점이 뉴욕의 컨셉 스토어 <스토리>를 인수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출처= Macy’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160년을 홀로 버텨 온 <메이시스> 백화점이 새로운 고객을 찾느라 고심하던 중에 마침내 뉴욕 맨하튼의 컨셉 스토어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2일(현지시간), 요가 교실이나 요리 강습을 열고, 몇 주 마다 진열 상품을 기발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수시로 교체하는 이른 바 작은 ‘체험형 소매점’을 지향하는 뉴욕의 컨셉 스토어 <스토리>(Story)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스토리>의 창업자인 레이첼 쉐크트만은 <스토리>가 메이시스 고객들을 돌아오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이시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메이시스>가 그 동안 고수해 온, 교외의 거대한 상점에서 주로 평범한 의류와 가정 용품을 취급해 온 개념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회사는 인수 가격이나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1년에 <스토리>를 설립한 쉐크트만은 메이시스에서 브랜드 경험 임원(brand experience officer)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메이시스>의 제프 제네트 최고 경영자(CEO) 겸 회장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2018년에 성장을 약속했으며 이번 인수는 성장의 길을 가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메이시스>의 이러한 전략은 백화점에 오는 손님이 줄고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더 많이 몰림에 따라 백화점의 목적을 재정의하려는 최후의 몸부림이다. 라이벌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Nordstrom)도 지난 해 로스앤젤레스에, 손톱 관리, 이미지 변신, 개인 스타일링을 제공하는 유사한 컨셉 스토어 ‘노드스트롬 로컬’(Nordstrom Local)을 오픈했다. <노드스트롬>의 경영진은, 이 아이디어가 인터넷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직접 체험, 예를 들면 한잔의 와인을 제공하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메이시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더 젊고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고객을 <스토리>에 끌어들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전통적 백화점이 ‘체험형 소매점’으로 변신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뉴욕의 번화가 첼시에서 대규모 성공과 이익을 거둔 <스토리>가 번화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매장의 매력의 상당 부분이 지역의 매력에서 기인했는데, 대기업이 인수하면 그런 매력을 쉽게 잃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메이시스가 인수한 <스토리>는 요가 교실이나 요리 강습을 열고, 몇 주 마다 진열 상품을 기발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수시로 교체하는 이른 바 작은 ‘체험형 소매점’이다.    출처= Story

시장조사 및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리테일>(GlobalData Retail)의 닐 선더스 전무는 "아직도1970년대의 매장 스타일을 고수하는 메이시스의 쇼핑몰이나 시골 지역에서 <스토리>의 개념이 확장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동안 메이시스에게 부족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런 계획을 실천하도록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약 250억 달러(27조원)의 매출을 올렸던 이 신시내티의 소매 업체는 수 년간의 매출 감소를 겪으면서 백화점 이상의 사업 모델을 꾸준히 찾고 있었다. 2015년 이후에만 12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한 이 회사는, 지난 해 뷰티 매장 <블루머큐리>(Bluemercury) 36개와 할인 매장 <백스테이지>(Backstage) 30개를 오픈했다. 분석가들은 <메이시스>가 <스토리>를 인수하면서 한 세기가 넘는 오래된 피곤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 넣기를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선더스는 “<스토리> 성공의 주 원인은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하는 능력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2000ft2(56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에서 미니 패션쇼(trunk show), 독서 체험, 매장내 스낵코너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낮에는 작업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매장은 4주 마다 다른 ‘주제’를 내 건다. 예를 들어, 요리 연구가 마리오 바탈리를 주제로 하는 경우, 마리오의 요리 책, 파스타 소스, 그의 특징인 오렌지색 운동화 등이 진열된다. 최근의 뷰티 디스플레이에는 머리 땋기 서비스, 매니큐어 체험 코너, 림멜 화장품 자동 판매기 등이 포함됐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하려면 물건들을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스토리>는 새로운 개념을 선 보일 때마다 조명기기를 바꾸고 직원들을 다시 교육하며 매장을 완전히 다시 꾸미지요. 메이시스 같은 대기업에게는 운영상의 합병증을 많이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