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디자인의 지샥. 출처=카시오

[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지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아마 내구성일 것이다. 내충격 구조라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법을 시계에 적용하며 웬만한 충격에는 절대 깨지지 않는 시계를 완성했다.

내충격 구조 또는 쇼크 레지스트라 불리는 이 비법은 지샥을 만든 카시오 한 연구원의 황당한 기획안에서 시작됐다. 이베 기쿠오라는 연구원은 어느날 ‘절대 깨지지 않는 시계’라는 제목의 기획안을 제출했다. 당시 시계들의 황당한 수준의 내구성에 싫증을 느낀 그는 자신이 나서 극강의 내구성을 갖춘 시계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후 이베 기쿠오를 중심으로 디자이너, 상품기획자 등이 팀을 이뤄 절대 깨지지 않는 시계 만들기에 나섰다.

이 팀의 이름은 팀 터프다. 팀명에서도 시계의 콘셉트가 분명히 드러난다. 팀 터프는 시계를 만들기 앞서 3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10기압에서 견딜 수 있는 시계, 10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는 시계, 10년 동안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한 시계가 그것이다. 이를 트리플 10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확실한 동기부여 후 이베 기쿠오의 열정과 카시오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너지를 이루며 개발 2년 만에 지샥이 탄생했다.

▲ 플로팅 구조. 출처=카시오

물론 수 없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내구성을 단박에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개발 초창기에는 트리플 10(10기압, 10m, 10년) 모두를 충족 시키는 시계가 전무했다. 팀 터프는 개발 기간 2년 동안 200여개의 프로토 타입의 시계를 만들었고 200번 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정답에 가까운 방법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플로팅 구조다.

플로팅 구조는 아무리 떨어뜨려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테니스 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공 안에 시계를 넣는다는 생각으로 지샥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사진을 보면 플로팅 구조의 이해가 쉽다. 케이스 커버를 시작으로 메탈 케이스, 러버&메탈 가딩 등이 무브먼트를 보호하는 것이다. 덕분에 시계의 무브먼트는 어떤 충격에도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이다.

내구성의 대명사로 자리한 지샥은 이후 패션 워치로도 역할을 다했다. 일본 태생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디자이너, 셀러브리티, 스트리트 브랜드와 적극적인 협업을 하며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시계로 자리했다. 덕분에 1994년에는 여성들을 위한 지샥인 베이비 지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연도별로 진화를 거듭한 지샥 시리즈▼

▲ 지샥 변천사. 출처=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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