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철강업계 초격차 전략은 덩치를 떠나 모든 업체들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다. 업계 맏형인 포스코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철강회사들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초격차 전략을 펴고 있다.

동국제강은 고금 건재용 컬러강판 ‘럭스틸(Luxteel)’을 지난 2011년 선뵀다. 럭스틸은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으로 고객이 원하는 특정 색상과 패턴, 외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한 보증서 발급, 내식성·내후성 강화, 우수한 가공성이 특징이다.

 

특히 이 제품은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수요자의 수요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고객들의 인기가 대단히 높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 제품은 철강 영업의 본질인 B2B(기업 간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B2D(디자이너와 거래) 방식으로 전환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건설 현장이나 설계사무소를 직접 찾아가 신축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럭스틸이 적용될 수 있는 단계를 철저하게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동국제강은 럭스틸을 중국에 첫 수출한 이후 지역전문가를 통해 미개척 해외시장에 대해 국가별 문화와 특징, 제품 시장조사 등 적극적인 현지 활동으로 신규 판로를 물색 중이다. 중국에 이어 유럽, 호주, 미국, 러시아 등 신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럭스틸은 2011년 출시 이후 2014년 6만 9000t, 2015sus 8만6000t, 2016년 10만t, 지난해 14만t 판매로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럭스틸은 최근 벤츠 쇼룸 외장재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에도 적용되고 있다”면서 “단순한 컬러 강판 판매를 넘어 출시 초기부터 수요자와 적극 협업하는 등 브랜드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앱스틸(Appsteel)은 가전제품을 겨냥한 동국제강의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앱스틸은 201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 영상제품의 외장재로 사용된다. 앱스틸은 원자재인 냉연강판에 프린팅, 필름라미네이션, UV처리 등의 다양한 컬러 코팅 방식을 적용해 고객이 원하는 패턴과 색, 질감을 강판에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가전제품이 타깃인 앱스틸을 태국, 멕시코, 인도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면서 “현지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맞추는 방식으로 제품의 생산과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앱스틸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남미,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거의 전 세계에 판매망을 구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세아베스틸도 맞춤형 특화기술로 특수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현재 자동차, 베어링, 산업기계, 에너지, 조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의 특수강 소재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특히 국내 자동차 시장에 사용되는 특수강의 2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도 특수강을 공급하고 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고청정 베어링강, 열처리 저변형강, 내마모강, 고충격인성강, 저이방성강, 무결함 봉강 등 6대 특화제품을 선정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 니즈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내마모강은 건설중장비와 기계부품에 주로 사용되고, 열처리 저변형강은 자동차 변속기에 사용된다. 고충격인성강은 석유시추와 해양플랜트 등 심해유전 개발 확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강재다. 심해 속 저온과 강한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와이어 등 틈새시장 공략 제품도

고려제강은 1945년 설립 이후 자동차, 교량, 건축, 전기전자, 초고층건물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재로 사용되는 특수선재(線材) 제품을 생산해 세계 8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연간 총 생산액은 120만t인데 해외매출 비중이 70%에 이른다.

이 회사는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와이어를 개발·생산 중이다. 교량, 해양 구조물, 자동차, 타이어 보강용 강선까지 와이어의 고강도화와 고내식성을 증대시켰다.

특히 이 회사는 자동차용 와이어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자동차에서 반복으로 무게를 받는 엔진밸브 스프링, 클러치 스프링 등에 이 회사의 와이어가 적용된다. 타이어에도 고속 주행 시 타이어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스틸 코드와 변형을 방지하는 비드 와이어가 적용된다.

현수교의 메인 케이블과 행거 로프, 사장교용 강선과 강연선, 교량 상판 보강용 PC강연선도 고려제강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부산항대교와 이순신대교 등이 이 회사의 와이어가 적용된 대표적인 교량이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돔, 액화천연가스(LNG)탱크 보강재, 대형 건축물의 콘크리트 보강재로도 와이어가 사용된다. 태양광발전에 사용되는 쏠라 패널 제작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의 정밀 절단에도 이 회사의 쏘잉 와이어가 사용되고, 풍력 발전기의 타워를 지지하는 곳에도 PC스트랜드가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