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6년 만에 완전 변경한 기아자동차의 대형 세단 ‘더 K9’을 시승했다. 서울 잠실에서 출발, 춘천을 왕복하는 150㎞ 구간이었다. 구간의 절반은 직접 운전하고, 절반은 뒷좌석에 앉아 신형 K9을 시승해 봤다. 시승차는 3.3 가솔린 터보 그랜드 마스터즈 모델로 풀옵션이 적용된 차량.

신형 K9은 오너 드라이버와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있고 오너가 뒷좌석에 앉는 차) 모두에게 최종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차였다. 뒷좌석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편안하다. 그만큼 쇼퍼 드리븐 차로써 고급 대형세단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기업의 임원 등을 겨냥한 모습이 눈에 띈다. 주행 성능 역시 아쉬움을 찾긴 쉽지 않았다.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1열 메인 대시. 사진=현대자동차

직접 운전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반(半)자율주행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차량은 대부분 스티어링휠(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10초 안팎을 지나면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그러나 신형 K9은 한참을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 큰 굴곡이 없는 고속도로에서 10분가량 운전대에서 손을 놓았는데도 자율주행 기능은 유지됐다. 물론 손을 뗀 상태에서도 차선을 정확하게 지키며 안전한 자율주행을 기능을 수행했다. 더 K9의 전 트림에는 차로유지보조(LFA), 스마트크루즈콘트롤(SCC), 전방·후측방·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 안전하차보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가 기본 적용됐다.

직접 운전에서는 주행모드별 색깔 있는 운동성 변화와 자율주행 모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었다. 더 K9은 4가지 주행모드가 가능하다. 일반 도로에서는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설정하고 천천히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변속 부분 걸림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밀고 나갔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봤다. 운동성을 대폭 강화한 이 모드에서는 속도를 내도 소음이나 진동이 없는 묵직한 기운이 감돈다. 스포츠 모드로 조정 시 등을 조여 주는 시트포지션 변화는 안정감과 긴장감을 더했다. 시승차인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트윈 터보차저 시스템을 적용해 출력과 토크를 향상시켰다. 최고출력은 370마력, 최대토크는 52.0㎏·m이다. 다양한 주행성능을 시험한 이날 시승 구간의 평균 연비는 리터당 11㎞를 기록했다.

차체도 커지면서 주행에 힘이 실렸다. 신형 K9은 길이 5120㎜, 넓이 1915㎜, 높이 1490㎜, 축간거리 3105㎜로 설계됐다. 1세대 K9에 비해 길이는 25㎜, 높이는 15㎜ 늘어났고 축간거리는 60㎜ 확대됐다.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내부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길어진 축간거리는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에 앉아 중앙부 조작 패널의 버튼을 눌러 앞자리 조수석을 완전히 접어보니, 앉아서 다리를 교차해도 앞좌석 등받이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2열 디자인은 웅장하고 기품 있는 느낌을 준다. 앞, 뒷좌석 도어 트림부에도 세련된 퀼팅 패턴을 적용했고 데시보드는 길게 뻗은 수평적 형태로 설계해 높은 안정감과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뒷좌석에 앉아 동승했던 기자는 “성공한 인생은 이런 기분인가”라면서 거듭 칭찬했다. 다만 뒷좌석 차양 커튼을 직접 손으로 올려야 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외에 신형 K9은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자동으로 차량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 모드로 전환해주는 기능도 편리했다. 깜박이를 켜면 우측 사각지대 영상이 계기판에 표시돼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줬다. 특히 주행 도중 과속 단속카메라나 곡선 구간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속도를 낮추고 높이는 기능인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기능은 칭찬받을 만큼 정확히 작동했다.

더 K9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모델이 5490만~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6650만~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은 9330만원이다. 1세대 K9보다 가격은 비싸졌으나 6년 만에 완전변경되면서 높은 수준의 첨단 기술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오른 만큼 편리한 기능과 성능도 향상된 셈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로는 제네시스 EQ900이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가 있다.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고급형 내비게이션.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드림퍼플 무드등이 켜진 상태.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리프레싱 오션 무드등이 켜진 상태.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다크 브라운 인테리어.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블랙 인테리어.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시에나 브라운 인테리어.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베이지 인테리어.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풀시트.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 후석 4.2.4 시트.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의 1열 보조석이 접힌 상태에서 2열의 시야. 사진=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K9'의 1열 보조석이 접힌 형태의 2열 모습.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