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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주의 데이터 경제학] 최저임금 인상과 자동화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인상됨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음식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음과 같은 논리에 의해 설명이 가능하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대상자는 주로 아파트 경비원과 같은 단순노무 종사자와 커피숍 종업원과 같은 서비스 종사자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단순노무 종사자와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 노동수요는 기술, 자본수요와 함께 생산요소이다. 단순노무 및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에 재화 또는 서비스의 생산은 줄어든다. 생산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감소하게 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재화 또는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늘고, 이에 상응하는 생산이 증가해 결국 일자리(노동수요)가 늘어난다는 이야기와 반대되는 논리이다. 임금은 노동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재화 또는 서비스 시장이 아니라 노동시장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이 같은 논의에 대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일자리에 대한 자동화이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많이 인상하면, 일자리에 대한 자동화가 촉진될 수 있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단순노무 종사자와 서비스 종사자의 일자리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혁신으로 로봇으로 대체가 가능해졌고, 그 비용도 많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이 많이 인상하면, 인간에 의한 노동비용보다 로봇을 구입 및 유지하는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에 사업주는 자동화를 선택하게 된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커피숍 종업원을 무인주문기(키오스크)로 대체하는 현상이 대표적 사례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전미경제연구소의 최근 연구(Lordan & Neumark・2017, “People versus machines: the impact of minimum wages on automatable jobs,” NBER working paper 23667)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1980~2015년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이 1달러 상승하면, 전체 저숙련 근로자 중 자동화될 수 있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저숙련 근로자의 비중은 0.43%p 감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라 일자리에 대한 자동화가 촉진된다는 연구가 있다. 파이터치연구원 조사 결과, 최저임금을 16.4% 인상할 경우 일자리는 자동화 반영 시 47만명이 줄어들고, 자동화 미반영 시 30만명이 감소했다. 자동화로 인해 17만명의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이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맞물려 일자리 자동화가 촉진되기 때문에 2019년 최저임금 논의는 매우 신중해야한다. 물론 최저임금법 1조에 명시된 것처럼 근로자에 대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

문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다. 올해 급격한 인상으로 일자리 자동화가 촉진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또 다시 큰 폭의 인상이 이뤄진다면, 기술적 문제보다 경제적 비용 때문에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분야의 일자리까지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방법 대신 로봇으로 대체하기 힘든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창조적 지능이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문기관들을 정비하고, 사회적 지능이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문기관을 확대해야 한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산업조직연구실장  |  ljj@pi-touch.re.kr  |  승인 2018.05.02  17: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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