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 노자와 치에 지음, 이연희 옮김, 흐름출판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는 일본의 도시공학 박사로 건축학과 교수이다.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이 주택 공급과잉에 미치는 영향 등의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 그는 일본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주택 수가 많아 빈 집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꼬집으며 “2033년에는 3채 중 1채가 빈 집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현상의 이유를 일본이 인구감소 시대에도 고도성장기의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 구조는 주택건설업과 부동산 경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대단히 크기에 노자와 치에의 주장은 울림이 매우 크다. 

게다가 주택의 수명이 극히 짧은데다 전국에서 외곽 신도시 개발도 이뤄지는 등 일본과 여러 면에서 흡사한 한국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고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도시계획은 업계와 정계의 단기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쉽다”며 지역주민의 꾸준한 관심을 촉구한다. ‘내 집’에 대한 관심을 ‘내 도시’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해야 내 집을 지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건설업체와 단기 집권한 정치인 집단에 휘둘리다 텅빈 도시에 남은 값이 급락한 낡은 아파트 한 채만 가진 빈곤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 부제는 ‘주택 과잉사회 도시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