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감자값 급등이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한 알에 최대 2000원이나 하는 탓에 '금감자'라는 말까지 들은 감자 가격 상승에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에 비해 1.6%나 올랐다.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을 몰아오듯 감자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범 노릇을 한 것이다. 

▲ 2018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출처=통계청

 

2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에 비해 0.1%, 1년 전에 비해  1.6% 각각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월보다 0.3%포인트 높았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생활물가지수는 전달과 같았지만 1년 전에 비해 1.4% 올랐다. 과일과 채소 등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달에 비해 0.6%, 지난해 4월에 비해 4.7% 각각 상승했다. 과일 채소값이 그만큼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지수는 전달에 비해 0.2%,  1년 전에 비해서는 1.4% 각각 올랐다. 역시 전달에 비해 상승률이 0.1%포인트 올라갔다.  

생선과 조개류를 말하는 신선어개는 1년 전에 비해 3.9% 상승했고 신선채소는 같은 기간 8.5% 뛰었다. 1%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는 가운데 밥상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의미다.

▲ 주요 소비자물가 추이. 출처=통계청

품목 별로 보면 채소 등의 가격 상승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은 커졌다. 지난 3월 1년 전에 비해 2.1% 오른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 4.1% 뛰었다. 채소류 가격은 8.4% 올랐고 축산물 가격은 4.7% 내렸다. 

1년 전에 비해 값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감자로 76.9% 상승했다. 이어  호박(44%), 무(41.9%), 쌀(30.2%), 오징어(29.1%) 등의 순이었다. 김밥 값이 오르고 서민식당에서 감자 반찬이 사라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38.8%),와 양파(28.4%), 당근(-24.9%) 가격은 떨어졌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이중 생선회는 5.4% 뛰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배추와 호박 등 채소 일부 품목이 한파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밥상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감자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식품업체는 계약재배로 풍작이나 흉작과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으로 물량을 공급받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오른 값을 그대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씀씀이가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감자는 통상 연중 생산되는 탓에 정부가 비축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어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정부가 물량 방출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농산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에 비축사업 품목에 감자를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