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MSC로부터 수주한 2만3000TEU(I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삼성 공기윤활시스템 (SAVER Air) '을 적용했다고 2일 밝혔다.

공기윤활시스템은 2010년 일본 미츠비시 중공업이 저속선박인 블록 운반선에 처음 적용한 이래 연안여객선, 소형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일부에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초대형 고속 컨테이너선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기윤활시스템이란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해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선박의 마찰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는 에너지절감장치(ESD)의 일종이다.

'삼성 공기윤활시스템'은 추가적 구조 보강 없이 좁은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컴팩트하게 개발돼 선박형상의 변경없이 설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파도나 조류와 같은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공기층을 형성해 마찰저항 저감 효과를 지속적을 유지시킬 수 있어 연료절감 효과가 4% 이상 가능하다는 획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는 선박을 25년 운항한다고 가정할 때 1년치 연료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은 "지난해 수주한 2만 3000TEU 컨테이너선 6척 중 1척에 우선 적용하고 나머지 5척은 SAVER-Air Ready (추후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 반영) 하기로 합의해 순차적 적용이 예상된다"고 면서 "이 기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연료절감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적용 비용은 선가에 추가 반영되므로 선가인상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2만TEU 이상 컨테이너선은 현재 71척이 발주됐으며 이중 삼성중공업은 16척(23%)을 차지해 17척(24%)의 일본 이마바리조선소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연료절감 기술 개발 인프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선박해양연구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예인수조를 비롯한 각종 시험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고효율 친환경 선박기술 개발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길이 400m 수조는 선박이 실제 바다 위에서 운항하는 것 같은 환경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고 선박 운항상태를 최첨단 장비로 측정ㆍ연구 ㆍ분석하여 철저한 성능 평가를 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대표적 ESD에는 세이버 핀(SAVER-Fin)이 있다. 세이버 핀은 선박 외판에 장착해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통해 연비개선은 물론 선체 진동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 삼성중공업이 제작한 컨테이너선. 출처=삼성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