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저터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일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F8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사용자 정보 보호를 다시 한번 약속했다.      출처= 뉴욕타임스(NYT)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 몇 개월 동안 연이어 터진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람들의 온라인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페이스북은 앞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행진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1일 캘리포니아주 산 호세에서 열린 회사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여러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여기에는 페이스북 회원들을 위한 ‘데이트 앱’(date app), 왓츠앱(WhatsApp) 메시징 서비스를 위한 그룹 전화 기능, 인스타그램(Instagram)의 사진 필터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의 무선 가상 현실 무선 헤드셋인 ‘오큘로스 고’(Oculus Go)를 이제 199달러에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보다 그가 컨퍼런스에 참석한 5000명의 개발자, 기술 임원, 엔지니어들에게 한 연설의 핵심 요지는 다음 한 마디였다.

“페이스북이 사라지면 세상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를 향해 전진하며 이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지난 3월, 정치컨설팅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수집, 활용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관리지침에 대한 비난에 시달려 왔다. 그 이후 그는 사과 여행을 했고, 의회에서 증언했으며, 회원들의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변화를 도입했다. 이번 주에도 저커버그는 왓츠앱 의 창립자인 얀 쿰이 페이스북 이사회를 떠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 날 ‘F8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논란을 시인했다. 컨퍼런스가 시작되기 전, 그는 ‘클리어 히스토리’(Clear History)라는 새로운 개인정보 제어기능을 발표했다. 이 기능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기록을 삭제해, 본질적으로 자신이 수행한 내용과 서비스에서 사이트 방문 기록을 모두 지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저커버그는 연설 서두에서, 페이스북이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방법과 플랫폼을 악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선거를 포함해,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는 시도에 무방비로 당하는 일은 다시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또 가짜 뉴스와 싸우고 가짜 계정을 없애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비디오를 보며 친구들과 채팅할 수 있는 ‘워치 파티’(Watch Party)라는 기능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친구들이 이 기능을 사용해 최근 의회 청문회에 나온 자신의 모습에 대해 토론했다는 농담도 했다.

"다시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신제품 ‘오큘로스 고’(Oculus Go) 헤드셋의 무게는 1파운드가 약간 넘는다.      출처= Oculus Go

그러나 서두의 이런 농담은 즉시 “페이스북은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본연의 주제로 이어졌다. 그는 새로운 제품과 기능 목록을 언급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데이트 앱 발표는 ‘틴더’(Tinder)와 ‘오케이큐피드’(OKCupid) 같은 데이트 앱을 운영하고 있는 <매치그룹>(Match Group)의 주가를 빠르게 급락 시키며 파장을 일으켰다. 페이스북의 무료 데이트 앱은,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과는 별개의 데이트 프로파일을 따로 작성해야 하며, 앱을 깐 사용자들에게만 표시된다.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저커버그의 관심은, 지난 달 페이스북의 분기 실적 발표회를 연상케 한다. 지난 달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에서 페이스북은 직면한 여러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49%의 매출 증가와 63%의 이익 증가를 나타냄으로써 하나의 기업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해 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저커버그의 연설은 개발자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이들 중 상당 수가 케임브리지 사건 이후 회사가 사용자 정보 접근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컨퍼런스에 참여한 개발자, 엔지니어들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지난 몇 달 동안 개발자로 사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개발자들은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남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회사에서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계속해서 이 플랫폼에서 뭔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가, 케임브리지 사건 이후 시행해 온 페이스북의 새로운 앱 개발 승인 금지 조치가 5월 1일로 해제되었다고 발표하자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가 나왔다. 이는 개발자들이 이 사고 이후 얼마나 움츠러들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저커버그의 연설이 끝난 후, 부동산 앱 <네이버리>(Naberly)의 공동 창업자 제프 라크르와는 “페이스북이 그 문제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기술회사 <스터디블루>(StudyBlue)와 협력하며 개발자 이벤트에 참석한 수르브히 바트나가는 저커버그의 연설이 아주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모든 문제가 다 언급되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에 풀기에는 어려운 문제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