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에서 성공리에 끝나면서 한반도는 화해와 협력의 단계로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이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한반도는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미국과 북한간 정상회담이 어디에서 열릴 것인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도 개최지 후보 중의 하나라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주요 외신 싱강포르,몽골 등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2곳으로 압축됐다"고 언급했다. 하루 전날만 해도 후보지를 '5곳'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3곳', 오후에는 '2곳'이라고 말하는 등 미북정상회담의 '역사적 현장'이 될 장소 선정 작업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CNN은 당시 "최종 결론에 도달해봐야 알겠지만,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싱가포르를 선호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반도는 중립적이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루 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싱가포르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고 CBC방송은 싱가프로와 함께 몽골이 정상회담 최종 후보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 판문점 개최 가능성 처음으로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거론하며 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면 제3국보다는 판문점에서 회담을 여는 것이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비무장지대(DMZ)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하다. 전적으로 가능하다"면서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었다. 나는 그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또한 DMZ의 (판문점에 있는)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개최하는 가능성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그 장소(판문점)에서 하는 가능성을 보고 있고,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른 여러 장소도 역시 보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서 판문점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이 분단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미북 정상회담 판문점 개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한미정상통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을 사실상 제안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 제안이라기 보다는 두 정상간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어디가 좋겠느냐'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나온 것"이라며 사실상 인정했다.
 

정성장, 판문점이 돼야 하는 6가지 이유

이에 대해 외교안보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판문점이 돼야 한다며 6가지 이유를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일 논평을 내고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장소의 하나로 판문점의 평화의집이나 자유의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나 제3국에서보다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미국과 북한, 남한 모두에게 바람직하다"며 여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 실장은 첫째 이유로 한반도 분단과 북미 대결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최초의 정상회담을 개최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합의해 발표한다면 제3국에서 이 같은 합의를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이유로 한미공조를 들었다. 즉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에 한미 간에 미국의 협상 방향에 대해 더욱더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으며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회담 직후 한미가 곧바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한미의 대북정책 공조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문재인 대통령을 깊게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문 대통령의 측면 지원으로 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넷째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전세계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쉽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한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할 외신기자들의 수용 능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과를 최대한 홍보하는데 한국이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섯째, 미국과 북한, 한국 모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와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실장은 내다봤다.

정 실장은 "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면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굳이 워싱턴을 방문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 다시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미국과 북한, 한국 모두에게 이점이 매우 많다"면서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와 평화를 가져올 역사적인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개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적극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 논의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