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스피카호 사진. 출처=한국가스공사

[이코노믹리뷰=송현주 인턴기자] 중국이 조만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난해 세계 2위 LNG 수입국 한국을 제치고 2위로 등극했다. 중국이 LNG수입을 늘리면서 LNG 운송을 위한 선박 건조 시장에서 한중일 조선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LNG선 건조와 독자 화물창 제조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체들에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LNG 수입 2위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지난해 LNG 수입량은 3790만t으로 한국(3650만t)을 추월했다. 세계 1위 LNG 수입국은 일본으로 지난해 8160만t을 수입했다.

중국의 LNG 수입량은 2016년 2550만t에 비해 무려 48% 증가한 것이어서 LNG 산업계와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수입 증가로 가격이 치솟고 운반선 수주 전망도 밝아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중국의 LNG수입은 중국 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수백만 가구에 석탄난방을 천연가스와 전기난방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한 이후 급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 후 수요급증으로 LNG가격이 급등하고 물량 부족으로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석탄을 가스로 대체함에 따라 LNG의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수입이 더욱더 늘면서 가격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란 점이다. 글로벌 석유메이저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은 중국과의 LNG거래량이 2020년까지 1년에 350만t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NG는 수요가 는다고 해서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원이 아니란 것도 문제다. 통상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공급한다. 중국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해서 LNG 생산국들이 다른 나라에 수출할 물량을 중국에 공급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게 LNG다. 

그래서 중국은 장기 공급계약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과 미국 LNG 공급업체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와 LNG 장기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LNG수입 증가는 글로벌 조선업계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감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조선업계는 LNG선박 건조에서 돌파구를 찾아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에너지 시장의 전망 2017 보고서’에서 약 20년 뒤에는 전체 LNG 물량의 절반이 해상로 운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도 조선업계에는 희소식이다.

특히 LNG 선박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기대가 크다. 한국기업평가(코리아레이팅) 평가 6실 서강민 책임연구원과 김종훈 연구원은 2016년 발표한 마켓트렌드 보고서에서 클락슨(Clarkson)의 자료를 인용해 2007년과 2016년 가스선 수주잔고 비중을 비교해보면 2007년에는 한국이 77%, 일본이 17%, 중국이 4%, 2016년에는 한국이 65%, 일본이 20%, 중국이 14%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서강민 책임연구원과 김종훈 연구원은 비록 한국의 수주잔고 비중이 줄기는 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만족스러운 품질의 가스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중국 LNG선 시장에서 우리 조선사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LNG는 섭씨 영하 162도 상태에서 약 600배로 압축해 액화시킨 가스로 이를 운송하려면 초저온에 저항력있는 화물창 건조기술, 관련 강재 제조기술 등이 필요하다. 한국의 삼성중공업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선에 최초로 국산화한 화물창 KC-1을 탑재해 인도했을 만큼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KC-1은 가스공사가 보유한 LNG 등 초저온 액체를 저장하기 위해 탱크 측면과 밑판 안에 덧대는 스테인리스제의 얇은 철판인 육상용 멤브레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와 2004년부터 10년간 총 197억원을 투입해 개발했다. LNG가 항상 접촉하는 방호벽인 1차 방벽과 누설시 접촉되는 방벽인 2차 방벽에서 액체와 기체를 모두 담아 둘 수 있는 구조로 열충격 방지와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LNG 화물창은 그간 국내 원천기술이 없어 프랑스(GTT) 기술에 의존해 LNG선박 한 척당 약 100억원의 기술료를 지불해야 했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지불한 기술료만 총 2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가스업계와 조선업계는 KC-1 개발로 우리나라는 프랑스에 이어 세게 두 번째 LNG 화물창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오는 2025년까지 25척의 LNG선박을 수주할 경우 기술료 1000억원, 수입대체 2500억원, 원가절감 1875억원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