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동수 기자] 인생의 동반자를 의미하는 ‘반려(伴侶).’ 반려자, 반려동물 등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진 언어다. 최근 들어 반려식물도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현대인에게 반려는 친근한 동무이고 때론 외로움을 달래주는 빛 같은 존재다. 그 무엇이든 말이다.

경제력은 현대인에게 반려자만큼 없어선 안 될 필요충분 조건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직장이나 개인 사업장에서 취침시간을 제외할 경우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낸다. 국가 경제의 원동력은 기업이다. 우리보다 시장경제가 앞섰던 선진국들에는 수백년 된 기업들도 여럿 존재한다. 그들이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은 반려자나 반려동물보다 더 오래 그 사회 안에서 국민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래된 해외 기업들의 경우 그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천문학적이다. 꼭 오래되지 않았어도 사회공헌을 기업 경영의 본질로 여기는 경영자들도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빌 게이츠가 설립한 앤 멜린다 재단의 1년 지출액은 3조6000억원이었다. 국내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가치구현’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있다. 이른바 사회와 국민과 함께 하는 반려기업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팀 전무는 최근 기업의 사회가치 구현에 대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지름길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도 반려기업 육성을 위해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 방안을 통해 ‘사회적 가치 구현’이라는 지표를 신설했다. 경영관리평가 총 배점 55점 중 22점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구현’에 배정했다.

이렇게 민관이 합동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반려기업의 참모습 찾기에 나섰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주요 경영목표인 선진국들처럼 기업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경우 이에 상응한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4월 17일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126개 기업 재단의 최근 3년간 지출 및 수입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대상 기업의 공익사업 지출은 지난 2014년에 비해 소폭 증가에 그쳤다.

대상기업이 지난 2016년 장학·문화·취약계층 지원 등 직접적 사회공헌 활동액수는 1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앞서 언급한 빌게이츠재단의 1년 지출액보다 적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기업이 공익활동 투입액이 일정 규모가 넘을 경우 모기업 주식 총수의 20%까지 상속·증여세를 면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도 이왕 공기업과 사기업의 ‘사회적 가치 구현’을 독려하고 나선 마당에, 보다 진일보한 정책을 가동한다면 반려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더 많은 기업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믹리뷰>는 창간 18주년을 맞이해 ‘우리 시대 반려기업’을 기획했다. 앞으로 4주 연속 우리 시대 반려기업들의 활약 모습과 그들의 가치 추구를 집중 조망하고 우리 사회에 반려기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되새겨보려 한다. 우리 후손들과도 함께 우리 사회를 지탱할 반려기업을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