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은 사업은 성공시켰지만 이름이 상극을 이루고 있어 상처를 많이 입는 외로운 CEO일 수밖에 없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왕공의 운을 타고나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그릇이다.’

이 뜬구름 잡는 점괘 같은 이야기들은 모두 이들의 이름을 체계화된 학문적 이론에 근거해 풀어내면 알 수 있다는 정보들이다.

‘명성학’, 다른 말로 ‘성명학’이라고도 부르는 이 이론은 사주로 사람의 미래를 읽어내는 주역과 함께 오래전부터 연구되어온 동양의 대표적인 운명학 중 하나다.

최근 한 명성학 연구가가 재계, 정계, 연예계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모조리 풀이해 그들의 성격, 대인관계, 그릇의 크기 그리고 미래 등을 책으로 엮어 화제에 오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풀이해 공개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대부분 좋은 이름들만 골라서 써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는 조현아 광미명성학연구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조 원장은 인재관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다가 지리산 화엄사의 광미 정염 황돈 스님으로부터 광미명성학을 배운 후 이를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현대식으로 체계화시킨 장본인이다.

광미명성학은 사람의 이름은 물론, 회사의 사명, 그리고 지명에 이르기까지 ‘명칭’이 가지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를 성명 수리로 풀어 보면 ‘황제 회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조 원장의 명성학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자칫 역풍을 불어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을 거침없이 풀어놨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이름 속에 담겨진 정보들은 상상 외로 많다”며 “그들의 이름을 보면 어떤 성향인지 또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삶을 풀어가야 할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관상, 사주, 족상 등은 타고나면 바꿀 수 없지만 이름은 바꿀 수 있다”며 “잘못된 이름을 바꿔서 그 사람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광미명성학으로 풀어본 재계 유명인사들의 이름 속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또 이름에서 주는 어떤 기운이 그들이 현재 위치까지 오르는 데 숨은 힘이 되었을까?

삼성, 아들이 아버지보다 낫다?
조 원장의 풀이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이름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이름보다 낫다.

한글과 한자의 수리(획수)를 따지고 각각의 주역을 따지는 방식으로 풀이해 보면 이건희 회장은 의지가 철석같아 장부의 기질을 가졌지만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아 원망을 듣는 일이 있다.

또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고 경쟁에서 이겨서 성취하는 기운을 타고나 진 쪽으로부터 원한을 살수도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아버지에 비해 훨씬 좋은 이름이라고 한다. 권위적인 면에서 더 높이 올라가고 다른 이들의 원망도 품을 수 있는 기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전무는 자수성가형 운을 타고나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이를 더 키워 자신만의 사업으로 새롭게 바꾸게 된다고 한다. 광미명성학이 풀어낸 대로라면 이 전 회장은 아들을 참으로 잘 둔 셈이다.

현대기아차, 마르고 닳지 않는 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이름은 퍼도 마르지 않는 사업운을 가지고 있어 돈을 많이 벌지만 말년에 풍파가 들어 수난이 있다고 한다.

외적인 면을 결정짓는 한글 수리는 하늘 중간에 해가 뜬 격이라 크게 빛나고 성공할 운명, 내적인 면인 한자 수리는 영도운이 있어 사람들을 잘 끌며 이들을 모두 먹여 살릴 명운이다.

조 원장은 “정몽구 회장은 외적인 면인 한글 수리가 더 강해 밖으로 보이는 것은 화려한 성공이겠지만, 안으로는 외로움과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한글 이름은 기본적으로 덕망을 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문 수리를 보면 초년에 중도좌절이 있어 한 번의 실패를 맛보고 이를 거름으로 써야 한다. 중년 이후에 닥쳐올 태풍을 이기려면 이때에 충분히 기초를 다져놔야 한다는 것이다.

강덕수 STX 회장, 대권에도 오를 인물
재계의 붉은 혜성 STX그룹을 이끌고 있는 강덕수 회장의 이름은 정치권에 진출했더라면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운을 타고났다고 한다.

조 원장은 “강 회장은 적수공권(赤手空拳), 말 그대로 맨주먹으로 출세할 그릇을 지녔다”며 “그러나 결정력이 약하니 부하들에게 엄격히 대하는 한편 배려심을 많이 가지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 회장의 이름은 정치적 기운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겸손하다면 나라의 경영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회장의 한문 수리를 따져보면 왕공과 대업의 운이 있어 빈손으로 큰 재물을 모아 영도자의 위치에 갈 수 있으며 오행으로 따져보면 윗사람과 부인이 돕는 운세를 타고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상극이 될 우려가 있어 이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조 원장의 해석이다.

안승현 기자 zirok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