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한국GM 노사가 군산공장 재가동 여부를 제외한 체로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을 잠정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사실상 확정됐다. 20여년간 군산지역 경제를 책임져온 GM 군산공장은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4일 한국GM에 따르면 지난 23일 ‘제14차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노사 합의안은 오는 25~26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최종 결정될 방침이다.

양측은 교섭에서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재가동 여부는 제외했다. 사실상 공장 폐쇄가 확정된 셈이다. 대신 군산공장 희망퇴직 이후 잔류인원 680명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군산공장 재가동에 대한 언급 없이 노사가 합의에 이르자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정부는 한국GM 군산공장에 대한 조기 재가동 방안을 마련하라”면서 호소문을 냈다.

군산시와 시의회, 상공회의소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GM 노사의 임단협 잡정합의안에 군산공장 폐쇄 철회가 빠져있다는 점은 비통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군산공장 매각을 촉구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한국GM이 법정관리로 노조와 정부를 압박해 합의를 촉구하는 전술로 군산을 희생양 삼았다”면서 “그동안 전북도와 군산시가 보인 정상과 사랑의 결과는 ‘공장폐쇄’라는 것에 대해 배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군산공장은 1996년 ‘누비라’ 1호 차를 출고한 곳이다. 대우자동차 시절 누비라와 레조 생산기지였다. 2002년 GM이 대우를 인수한 이후부터 라세티와 라세티 프리미어, 쉐보레 올란도, 올란도, 올 뉴 크루즈 등을 생산했다.

군산공장은 전북지역에 대규모 자동차 산업 여건을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한 향토기업이다. 군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인근 한국GM 수출 전용 부두에서 130여개 나라에 실려 나갔다.

군산공장은 전북지역의 수출경제를 견인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뤘다. GM은 군산공장을 통해 130여개 부품 협력업체, 1만3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며 지역경제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노사 합의에 따라 군산공장은 내달 말 완전히 문을 닫는다.

문 시장은 “군산공장을 한국GM에서 조속히 분리해 매각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군산시민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