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려 한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이미 6년 전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핵미사일 도발 압박을 통한 미국과의 직접협상 환경 조성과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예견한 한 사람이 있다. 당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따돌림을 받았지만 그의 예견은 적중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바로 국제협상전문가인 박상기 한국협상학회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부회장은 김정은이 북한의 항구를 심지어 미군함에 개방할 것이라고 더 대담한 예상을 내놓았다.

▲ 박상기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박 부회장은 2013년 4월12일 한 종합편성 채널에 출연해 토론도중 "북학은 결코 군사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는 2013년 시작한 북한의 서을 불바다, 미국 본토 핵미사일 공격 도발 등으로 북한 전문가 대다수는 한반도의 전면전 가능성을 외칠 때였다.

박 부회장은 방송에서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도발의 실제 목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구축”이라면서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을 대신해 북한과의 협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치밀하게 잘 수행해야 할 때다"라고 조언했다.

수많은 북한전문가, 학자들, 정치평론가들, 정부기관들조차 예측하지 못한 2018년 미국과 북한의 급격한 상황 변화를, 박 부회장이 2013년에 정확히 예측했고 그것이 정확히 적중한 것이다.

박 부회장은 23일 이코노믹리뷰 통화에서 “김정은의 통치정책을 보고 당시 그런 예상을 했다”면서 “김정은은 북한의 경제개발을 통치 정책으로 삼고 있었고 이를 위해 미국의 제재를 없애고 미국을 앞세워 서구 선진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당시 ‘협상의 힘’에서 미국에 밀려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다고 박 부회장은 설명했다. 김정은은 이후 지금까지 협상의 꺼리를 만들고 협상 전략을 보완하고 대륙간탄도탄(ICBM)을 완성한다음 미국이 코피작전을 펴면서 압박하자 협상 판에 뛰어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김정은이 대단히 전략적 사고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자국 안보불안을 대단히 심각하게 하는 미국을 협상에 나서게 함으로써 군사력 사용을 억제했고, 세계 유일의 분단 독재 국가를 개방 국가로 변신하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했으며, 한국과의 군비경쟁이 버거운 상황에서 휴전체제를 종전으로 바꾸는 최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하려 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북한 김정일은 한국과 군사대결을 하고 경제재발의지를 갖고 있었고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적극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에 전달된 유훈은 주체사상과 선군정치, 그리고 경제개발은 남조선과 하라는 것 세가지”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현 시점에서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 나선다면 한국의 지분이 사라진다”면서 “대한민국은 중재자로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김정은은 한미군사훈련을 반대하지 않았다”면서 “추후 서방의 투자를 확실하게 유치하기 위해 북한의 항구를 개방하고 미국의 군함의 입항을 거부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 경우 중국 측엔 난리가 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