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 결혼식과 뒤로 미룬 신혼여행

신랑 신부의 결혼식 입장 직전에 같이 셀카를 찍으며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라고 물었다.

“이번에 못 갑니다. 일이 많아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아이쿠, 그랬구나! (…) 여하튼 축하한다. 결혼과 일 많은 회사에 다니는 것을.”

그리고 악수를 건네고 둘의 입장을 보고 나왔다.

필자가 속한 대우가 양성하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GYBM) 미얀마 과정을 작년 6월에 마치고 현지에 취업한 동기생끼리 지난 4월 11일 토요일에 서울에서 결혼을 했다. 신랑은 양곤의 한국 봉제기업(섬유산업 중 마지막 단계로 재봉틀이나 바느질이 필요한 분야)에서 근무 중이며 신부는 현지의 한국 금융회사에 근무 중이다. 양성 과정을 운용한 덕분에 필자는 결혼식도 찾아가 축하해 주기도 한다.

이 시기에 미얀마는 하반기의 가을겨울 옷을 집중 생산하는 시기로 잠시도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이 바쁜 시기를 넘기고 신혼여행을 떠나겠다는 것이다. 회사 업무의 집중도를 따져 결혼 날짜를 잡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부득이한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냐가 문제가 된다.

조직인으로, 직장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이런 상황 대처 능력도 포함되는 것인데 요즘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이런 경우를 몇 번 닥치고 나면 ‘너무한다’며 회사를 떠난다. 곤란한 상황이 오더라도 부단히 업무파악을 하고 주변과 소통하며 의사 결정하다 보면 어느덧 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며, 무난한 일만 하다 보면 오히려 무기력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그런 의미에서 신랑 신부가 밝은 표정으로 이런 답을 한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만큼 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뜻이다.

 

#상황 2 : 면접장에서 선택 강요형 질문

“결혼을 약속한 애인과 주말여행을 떠나려는 금요일 퇴근시간에 부장님이 불러서 일을 시킨다. 어떻게 하겠느냐? 일이냐 여행이냐?”

면접장에서 받은 당황스러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 끝에 답을 한다.

“일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소중한 여행은 어떻게 하고?” 면접자는 “다음에 가면 됩니다”로 답을 이어간다.

“여행가겠습니다.” 그러면, “일은 어떻게 하고?” 면접자는 묵묵부답하며 당황한다.

여러분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이 질문은 단순하게 판단과 선택능력을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회사 일이 중요하니 약속을 버린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며, 정해진 약속이 더 중요하다고 해서 그냥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는 태도는 더 낭패다.

기업이 바라는 것은 일과 휴식의 균형감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 요즘 말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인 것이다. 일과 여유, 회사와 가족, 업무와 취미활동의 균형감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삶을 행복하게 하는 두 가지 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많은 취준생들이 이런 종류의 질문은 일(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소신을 지키는 질문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특히 일하겠다고 답을 하면 스스로 ‘면접을 잘 보았다’고 착각한다.

이번에는 전혀 다르게 문제를 접근해보자.

“우선 상황파악을 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주변 여건들이 다양할 수 있으니 많은 답변이 가능하다. 앞의 답에 이어서 “결과물을 월요일 아침에 보고 싶다고 하면, 일단 여행지로 가지고 가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돌아오는 시간이 이르다면 도착 즉시 사무실로 와서 처리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사장님께서 자료를 기다리고 계시며 빠른 시간 내에 보고해야 하는 경우라면, (사실 굳이 이런 상황 설정을 면접자가 직접 할 이유는 없다. 바보같이…) 대신 해줄 사람을 찾아 부탁해두고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항으로 이동하며 통화로 보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외 다양한 상황 설정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정말 쉬운 질문이라는 것이다. 낭패를 보는 이유는 머리로 풀려고 하는 것과 취사선택형 질문에 하나를 덥석 쥐는 습관이 문제다. 제3의 답, ‘상황파악’이 우선이라는 말로 반전하면 자기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다.

어차피 질문이 가정에서 출발했다. 답도 가정에서 출발하면 된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와 경험, 연습

이런 종류의 질문에 잘 대처하려면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의 동아리, 봉사, 심지어는 단체 종료활동 등은 많은 행사를 기획·준비·활동·피드백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일이나 사람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단순하게 하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살아가는 인생의 두 축! ‘일과 삶’ 정말 중요하다. 매시간, 매일, 매주 스스로 균형감을 가지고 저울질하며 하나하나 처리해 나간다. 그런 과정에 주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위의 답변에도 정 방법이 없으면 주변 사람에게 부탁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자면 또다시 인간관계가 강조된다.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면접장에서 거침없는 신감이 있다. 학교생활(공부 외 다양한 교내, 교외활동)에서 팀 활동을 하면서 약간의 까다로운 목표를 설정해두고 추진하는 경험은 더 좋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 부딪히는 다양한 일들을 해결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부탁한다. ‘팀 활동을 많이 하되 약간 힘든 목표를 설정하라.’ 팀 활동을 통한 태도를 연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며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키워지는 것이다.

하나 더 짚어 두자. 필자나 어른들이 신혼여행을 미루는 경우를 좋아하는 것으로 치부하며 ‘꼰대’라고 하지 말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유연성으로 극복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