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산업은행이 주도한 실사보고서는 한국GM사태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   

산업은행의 실사보고서는 한국GM이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하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넘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두고 한국GM경영진과 노조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이 경영정상화가 이뤄진다면 2020년부터는 흑자로 전환된다는 실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보고서는 노사의 합의를 전제로 이같이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GM은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2개 신차 배정시 산업은행이 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업계는 산은의 실사보고서 해석을 둘러싸고 노사간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기업가치를 인정하는 보고서가 인건비 절감을 전제한 것이라면 경영진이 노사협상에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차배정과 생산라인 증설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노조 측이 이 점을 적극 강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산출 방식이 객관성이 있다면 노조나 회사 양측 모두 가볍게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노사 합의가 최종 결렬돼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이 실사보고서는 법원의 실사조사에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이 또다시 한국GM의 계속기업가치를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별도의 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조사에 들어가면 산은의 이 보고서는 사실상 핵심적인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사위원이 법원에 제출하게 될 조사보고서에 따라 회사는 청산절차를 밟거나 존속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된다.  

하지만 산은의 실사보고서가 중립적이고 객관성이 있는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GM이 산업은행의 실사를 가로막는 가운데 얼마나 객관적인 보고서가 작성됐는지 의심된다”며 “산업은행이 보고서를 노조 측에 제공할지도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전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GM의 계속가치가 크다는 실사 결과는 결국 노사 합의에 달린 것”이라며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는 한 정부도 손을 쓸 수 방법이 없다”고 밝혀 노사합의 조건부의 계속기업가치 도출임음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