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지난 19일 오전 10시. 기자는 복합쇼핑공간 스타필드 하남의 문이 열리자마자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자율주행카트 ‘일라이’ 전시장. 한 대의  일라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관은 네모난 형태의 전동기 모습. 잠시 야쿠르트 전동차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바퀴가 드러나 있지 않은 하체 탓인지 좀더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크기는 폭 68cm에 길이 117cm, 높이 112cm다. 손잡이 사이 중앙엔 쇼핑을 도와주는 화면이 있다. 양옆으로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 조종 버튼이 있고 그 아래로는 바코드 센서, 카드 투입구 등이 보였다. 

▲ 전시된 자율주행카트 일라이 모습. 출처= 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바코스 스캐너, 카드 투입구, 감지 센서 등이 보인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화면에 '저와 함께 쇼핑하시겠어요'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마트가 시범운행 기간(17일~20일) 동안 트레이더스 하남에서 선보이기로 한 일라이는 총 2대. 나머지 한 대는 매장에서 고객이 시연하고 있었다. 이날 첫 번째 고객의 시연은 약 50분 간 이어졌다.

매장 안에서 일라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자율주행카트를 이용해 쇼핑 하고 있는 고객 뒤로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뒤따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뒤따르는 사람 중엔 일반인 고객들도 있었고, 다른 유통업계 직원, 로봇 관련 업계 직원 등 업계 관계자들도 있었다.

일라이를 개발한 S-랩 관계자들은 노트북을 펼쳐 들고 화면을 체크하며 일라이 뒤를 따랐다.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 감시 속에 일라이는 매장 위를 서행했다. 우연히 일라이를 발견한 몇몇 고객들은 “어머, 저거 뉴스에 나온 것”이라며 신기해했다. 

시연 고객이 일라이 화면을 터치하고 걷기 시작하자 일라이는 고객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이것은 팔로잉 모드다. 고객이 일라이의 팔로잉 모드를 동작할 때 일라이는 카트에 붙어 있는 센서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인식하고 따라간다.

고객은 시리얼 박스를 하나 집어 들어 일라이에 붙어 있는 바코드 스캐너로 직접 상품을 스캔하고 카트에 담았다. 일라이는 결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1차는 바코드로 상품을 인식하고 상품이 카트에 올라가면 무게를 확인해 그 상품이 맞는지 2차 확인한다. 결제는 쇼핑이 끝나면 한꺼번에 한다. 

다음엔 어떤 물건을 카트에 담을지 고민한 고객은 화면으로 과일을 검색하고 안내를 시작했다. 일라이는 앞장서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이번엔 고객이 일라이를 뒤따랐다. 일라이는 고객이 찾는 물품에 도착하자 운행을 멈췄다. 이건 상품찾기 모드다. 일라이는 매장의 구조와 상품정보가 입력돼 있어 위치검색과 길 안내를 할 수 있다. 

일라이의 속도는 다소 느려 보였다. 사람이 아주 천천히 걷는 속도 수준이었다. S-랩 관계자는 “시범운행 중에는 가장 낮은 속도인 시속 2~3km 수준으로 정했으며 최대 10km까지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라이를 이용한 고객은 쇼핑을 마치고 그 자리에서 신세계 SSG페이로 결제까지 해결했다. 용산에서 온 40대 주부는 시연을 마치고 “일라이의 물품찾기 기능이 좋았다”면서 “매장이 넓어서 평소 원하는 제품을 찾는 데 애를 먹었는데 한 번에 제품까지 갈 수 있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화면이 크고 직관적이었다는 점도 만족스러워했다. 

▲ 고객이 모바일로 결제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화면에 결제가 완료됐다는 표시가 보인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대형마트는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특히 주말엔 끊임없이 카트를 비켜주고 비껴가야한다. 그런 곳에서 자율주행카트 일라이가 상용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남아 있다.   이날 일라이는 코너를 돌 때나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잠시 주춤하는 등 사용자가 쇼핑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일라이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라이는 콘셉트카트로 아직 상용화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측은 일라이를 상용화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면서 “세상에 미래의 쇼핑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고 밝혔다. 

이 관곚나 말마따나 이마트는 유통과 IT 결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위해 지난 2014년 12월 미래 생활상을 연구하고 IT 기술을 쇼핑과 접목시키는 전문가 집단 S-랩을 설립했다. 이마트가 내놓을 미래의 쇼핑방향이 자율 주행 카트를 이용한 쇼핑에 그칠까. 아니면 새로운 쇼핑 형태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스타필드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