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y, 193×130㎝ Mixed Media, 2003

손문자(SOHN MOON JA)작가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2명 이상의 가족 공동체 그림을 다수 제작했다. 이것은 마치 그리스도가 가정의 중심이 되는 성가정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2002년 제12회 개인전 《The Way》은 성경의 ‘오병이어(五餠二魚)’ 사건을 상징화한 그림들로 구성된 것이다.

▲ 100×80㎝

손문자 작가가 이번 전시 《서바이벌(Survival)》에서 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개념 역시 신앙과 맞닿은 삶 을 은유적으로 표현 한다. 그래서 꽃과 물고기가 어우러진 이상적인 화면은 천상의 세계이자, 일상에서 끊임없이 좋은 것을 선택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고자 하 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여류화가 손문자의 이러한 삶 의 태도는 생애의 말년에도 예술가로서의 끈을 놓지 않았던 피카소와 마티스를 떠올리게 한다. 아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순수한 아이와 같이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란 진정 자유를 얻은 인간이란 생각이 든다.

▲ 100×80㎝

동양에서의 소박(素朴)함 역시 순수함이 깃든 정서를 일컫는다. 급변하는 현대미술 안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교육과 학습 또한 타인의 세계를 직·간접적인 답습할 수도 있는 틈을 준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구축 한 사람일 것이다.

손문자(ARTIST SOHN MOON JA)작가의 작품이, 보는 회화를 넘어 공간감을 통한 철학적인 사유를 하게하는 이유 역시, 작업 이전 에 선행되는 것이 신앙과 영성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 많이 마음을 썼기 때문이다.

▲ 97×97㎝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 ‘무엇을 그릴 것인가’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은 예술가들의 평생 동안의 화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손문자(孫文子 作家)작가는 “세상에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 는 것이 더 많다”며, “우주를 주관하는 분이 없다고 속단할 수 없는 것이기에 태초의 역사를 믿는 것 뿐”이 라 말한다.

손문자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삶과 일치하는 회화의 순수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나아가 내면의 감각을 깨우는 색채는 회화가 순수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글=박정원(미술세계 편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