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GM이 정한 한국GM의 노사간 합의 데드라인인 20일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국GM에 정통한 관계자는 "(노사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나 법정관리신청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지금 관심이 커지고 있는 법정관리신청은 GM이 산업은행과 자금 지원 협상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GM이 2025년 이후 한국GM에 대한 사업 운영계획이 없어 산업은행과 GM이 중장기 운영전략 방침과 자금 지원여부를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GM은 전 세계 110개 공장을 가동하면서 가장 값싼 차를 대량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글로벌 GM의 생산기지이자 수출시장이기도 한 한국GM이 문을 닫는 상황이되면 모든 프로그램이 어그러져 쉽게 결정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GM 신형 SUV 에퀴녹스도 오는 6월께 출시 계획을 잡고 있어 사실상 이번 데드라인은 협상 지연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GM은 2025년 이후 사업 운영계획이 없는 상태”라면서 “산업은행과 GM은 한국GM 중장기 운영방안을 두고 자금지원 수준을 조절하기 위해 샅바싸움 중"이라면서 "산업은행도 실사를 통해 GM의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국GM 실사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의 한국GM 실사 중간점검 결과는 이날 늦게 나올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내용 공개는 없을 전망이다.

임단협 교섭, '타결' 가능성 높아

그는 노사 간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은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노사 문제는 한국GM 내부에서도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 “노사 간 교섭 문제는 철수나 법정관리에 있어서 핵심 관건은 아니다. 큰 틀에서 볼 때 GM이 정부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사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애초에 세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임단협 관련 막판교섭을 벌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그간 노사는 비용 절감 자구안과 군산공장 근로자 처우를 놓고 대립해왔다. 노사 간 의견차이가 크지만, 모두 법정관리는 피하자는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노사는 법정관리 파국을 원치 않는 데다가 법정관리가 GM에 실익이 거의 없는 만큼 상황은 5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에퀴녹스 완제품 수입 계획있어..."법정관리 신청 없다는 근거"

특히 신차 마케팅 계획에 6월 에퀴녹스 론칭 계획이 최근 잡혔다고 증언했다. 그는 “신차 생산물량 배정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오는 6월께 SUV 모델인 에퀴녹스 론칭 행사가 예정돼 있다”라면서 “6월까지 사업장을 운영해야 하는 계획이 잡힌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GM은 오는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신형 SUV 모델 ‘에퀴녹스’ 론칭 행사를 갖고,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한 프로모션 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 5월 중순께면 한국GM 자금지원 관련 정부와 GM의 줄다리기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생존 위한 중장기 전략 모색해야

전문가들은 한국GM 이날 데드라인을 넘길 것으로 본다.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GM이 부평공장 연구개발 센터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이번 협약을 통해 지원금을 받는게 목적"이라면서 "GM이 받은 지원금으로 한국GM 창원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고"고 말했다.

GM의 글로벌 문제를 연구해온 황현일 사회학 박사도 "이날 한국GM 법정관리 데드라인은 GM이 앞서 연기한 세 개의 데드라인처럼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협상에 따른 자금지원이 해결되더라도 GM이 공장 하나를 더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GM이 최근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 서류에 따르면 ‘3년간 국내 생산량 축소 방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연 50만대 생산체제를 내년 30만대 후반으로 줄여 잡았다. 이는 군산공장 폐쇄 이전 생산량인 연 91만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2020년과 2021년 생산물량도 각각 40여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을 신청서에 담았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신차가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순차적으로 생산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생산물량 감소는 어쩔수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황현일 박사는 "한국GM이 GM 본사로부터 신차를 배정받아도 3년간 생산량이 줄어들고, 영업적자가 지속하는 건 막을 수 없다"면서 "한국GM이 5~6년 내에 철수 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다. 산업은행이 일정한 신규자금 투입해 한국GM의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