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시간주의 작은 소도시 홀랜드가 <월렛허브>(WalletHub)의 연례 조사에서 스타트업하기 가장 좋은 소도시로 선정됐다.       출처= Pinter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북부 미시간주에 있는 홀랜드(Holland)라는 도시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밀워키에서는 차로 4시간,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서는 150마일(240㎞) 떨어져 있는 이 도시는, 美 인구 통계국에 따르면 인구 3만3000명의 작은 도시로 인근 인접 지역(Metro Area)까지 모두 합쳐도 11만3000명에 불과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네덜란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문화로 유명하며, 네덜란드 국화인 튤립 시즌에 맞춰 벌어지는 튤립 전국 축제에는 매년 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확실히 살기에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이 도시가 다른 1260개의 소도시들을 제치고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뽑혔다고?

사실이다. 금융정보 웹사이트 ‘월렛허브’(WalletHub)가 미국에서 스타트업 하는 데 가장 좋은 도시를 선정하기 위한 연례 조사에서 이 도시가 최고의 도시로 선정되는 명예를 안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월렛허브는 주당 평균 근무시간, 중소기업의 지역별 성장, 출퇴근 시간, 기업당 매출, 지역의 고등교육 인력자원, 노동 가능 인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홀란드를 최고의 도시로 선정했다.

선정 경쟁은 매우 까다로웠다. 소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점점 더 매력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유타주 로건(Logan)에 있는 유타주립대학교 헌츠만 경영 대학원(Huntsman School of Business) 창업 센터(Center for Entrepreneurship)의 마이클 글라우저 소장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소도시 기업들이 지역의 지도자, 학교,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내가 아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작은 도시와 대도시에 모두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소도시의 매장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고 매출도 더 높다고 말합니다. 소도시의 주민들은 그가 이 지역에서 성공해서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기를 바라지요.”

통상 ‘소도시’란 거주 인구가 2만5000명에서 10만명 미만인 도시를 말한다. 직업적 네트워크도 제한되어 있고, 기업 수도 적으며, 고객 기반도 좁고, 재능 있는 근로자를 유치하기도 어렵지만, 소형 주요 도시(Smaller Metropolis)는 간접비가 훨씬 낮고 고객 관계가 밀접해지며, 이른바 작은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

홀랜드는 모든 카테고리에서 최고의 평균 점수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르다면 다른 소도시가 더욱 매력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의 한 도시는 기업 매출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랐다. 메릴랜드의 소도시 솔즈베리(Salisbury), 미주리의 케이프 지라도(Cape Girardeau)와 레이타운(Raytown)은 사무실 비용이 가장 낮았으며, 유타주의 세 도시(샌디/Sandy, 테일러스빌/Taylorsville, 사우스 요르단/South Jordan)는 자금 조달이 가장 쉬운 도시로 조사됐다. 위싱턴 DC 인근의 메트로 지역은 교육받은 근로자들을 구하기 쉬웠다.

브루킹스의 사우스 다코타 주립대학교(South Dakota State University) 조지 랑게렛 경제학과 교수는 “많은 기업들에게 장소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늘날에는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전 세계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인터넷 웹사이트나 적절한 마케팅을 통해 누구나 전 세계 시장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베이, 아마존, 알리바바 등을 통해 누구나 전 세계의 공급업체들과도 연결할 수도 있고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주거비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직원들이 뿌리내리고 성장하기에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소도시를 선택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