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중국, 미국 등 주요 수출 대상 국가들의 보호무역 조치 기조 강화와 환율 하락 등 대외 통상환경 악화로 수출 증가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기수출보험을 확대하는 등 민간과 함께 수출 증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오후 종로구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김영삼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주요 업종 수출 점검 회의를 열어 4월 수출 동향을 점검하고 업종별로 수출을 진작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반도체협회, 자동차협회, 자동차협동조합, 조선협회, 전자정보통신진흥회, 철강협회, 석유화학협회, 석유협회, 기계산업진흥회, 섬유산업연합회, 디스플레이협회 등 주요 협회 11곳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이 참석한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오전 배포한 자료에서 “올해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0.3% 증가해 3월까지 수출 증가세가 유지됐다”고 평가했지만 “4월 수출은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 기조 확대, 환율 하락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 대외 통상환경이 악화해 수출 증가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상업부는 또 지난해 5월 길었던 연휴에 대비한 4월 조기 통관과 55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6억1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성 철 구조물 수출 등에 따른 기저효과, 선박 수주잔량 급감 등도 수출감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부는 수출점검회의 결과 정보통신(IT) 분야 경기 호조와 국제 유가 상승세로 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반도체·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 등의 수출 증가는 지속할 전망이나, 4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거나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자동차·차부품·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감소요인으로 선박은 수주잔량 감소와 지난해 71억2000만달러 수출에 따른 기저효과, 자동차·차 부품은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 지역의 완성차 판매 부진,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수출단가 하락 등이 꼽힌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업계의 수출 노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전문무역상사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품목을 다변화할 수 있는 첨병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문무역상사 대상 단기수출보험 할인’을 23일부터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문무역상사가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할 때 받는 보험료 할인율은 현행  25%에서 35%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또  전문무역상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5~7등급 국가인 베트남, 브라질, 이란, 이라크,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에 수출할 때에 보험료 10%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8월로 예정된 지사화 사업을 5월에 조기 시행하는 등 하반기에 예정된 수출 마케팅 사업을 상반기에 앞당겨 하고 기업 3400곳에 1200억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발급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KOTRA와 함께 수출 하방압력이 높은 4월 중에 홍콩 가정용품 전시회, 대한민국 서비스수출대전, 독일 하노버 물류 운송전시회, 프랑스 파리 건축 장비 전시회 등 17회의 국내외 전시회 참여를 지원하면서 총 44회의 무역사절단·상담회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또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주력 중소·중견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말까지인 환변동 보험 지원 확대를 다음 달 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환변동보험은 수출계약금액을 원화로 고정해 환율이 하락할 때 입을 수 있는 환차손을 보전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환율이 상승해 차익이 발생하면 환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기업은 유의해야 한다. 정부는 또 다음 달 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