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20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세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하락했다. 이날 필립모리스 등 담배회사를 비롯해 소비 관련 주의 실적 부진으로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4%( 83.18포인트) 하락한 2만4664.89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0.57%(15.51포인트) 떨어진 2693.13으로 장을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에 비해 0.78%(57.18포인트) 내린 7238.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 보면 11개 업종 중 에너지와 금융을 제외한 9개 업종이 하락했다. 필수소비재와 기술 업종이 전날과 비교해 각각 3.14%(17.06포인트), 1.13%(13.44포인트) 하락했다. 부동산종목도 전날에 비해 1.67%(3.20포인트) 떨어지며 장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국채수익률 급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2.90% 이상 상승했다. 10년물 금리가 이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 알고리즘 투매 이후 처음이다. 2년물 국채금리는 200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인 2.4% 선 위로 올랐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수익 증가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융분야는 1.52%(6.95포인트) 상승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뱅크오브뉴욕멜론 은행 호실적도 한몫했다. 시카고 금융상품거래소 페드워츠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이 올해 6월 기준금리가 26bp(1bp=0.01%포인트) 오를 가능성을 93.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63% 오른 16.01을 기록했다.

기술 업종은 이날 대만 반도체업체인 TSMC의 실적전망 하향에 줄줄이 하락하면서 증시를 압박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2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그 이후로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의 수요 둔화를 가속했다. 이날 TSMC의 고객사인 애플 주가가 2.8% 떨어진 이유다. 또 페이스북이 보안 강화를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도 기술주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필수 소비재 분야 대기업의 실적 부진도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담배 제조회사 필립모리스의 전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 주가도 독일 제약회사 머크가 소비자건강 사업 부문을 42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3.3%가량 내렸다.

에너지 분야 주가는 이날도 소폭 올랐으나, 유가가 향후 물가 상승을 자극해 증시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는 한층 커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69달러 선을 넘는 등 최근 큰 폭으로 오른 점은 증시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가 증시에 반영된 만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긴 힘들다고 봤다.

샤논 사코샤 보스턴 프라이비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금까지 실적에 만족했다”면서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선 더 대단한 기업들의 실적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