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y(Enjoy Happiness), 162×74㎝ Mixed Media on Canvas, 2001

고통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고 싶거든 샤갈이 유대인 박해를 다룬 그림 의 정중앙에 그려놓은 그리스도를 보아라. 고통이 얼마나 부드러울 수 있는지-라이사 마리탱

미술이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는가에 하는 미술사의 궁금증은 언제나 종교적인 감정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원시미술 이래 미술은 오랫동안 종교에 봉사하는 역할을 담당 해왔고, 중세에 들어서는 기독교 미술 중심이 그것이었다.

프레스코 벽화로 불리는 이태리 로마의 카타콤브 미술은 크리스트교 박해시대의 초기 기독교 미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미술이다. 그 이후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종교를 테마로 훌륭한 미술작품을 남겨 미술과 종교를 동일시하거나, 예술을 종교의 위치에 올려놓는 헤겔 같은 철학자들도 있다.

▲ The Way(The glory), 53×53㎝, 2002

현대에 와서도 세계적인 작가들이 종교를 예술 속에 용해시키거나 주제로 삼는 미술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샤갈이나 마티스 등이 그러한 작가이다. 손문자(孫文子)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이러한 미술의 출발과 근원이 여전히 종교적인 것과 신앙심에 발현 되며 종교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 하게 된다.

물론 그의 회화 모두가 종교를 테마로 한 것은 아니다. 그가 근본적으로, 그리고 특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은 신앙심에 입각한 그림의 모티브가 신중하게 선택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렇지 않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그의 예술세계 내면에는 정교적인 경외감을 일으키는 모습들이 빈번하게 묘사된다.

▲ The Way(Five Loaves and Two Fishes), 53×53㎝, 2002

그가 오랜 기간 화두처럼 붙여온 “길”(The Way)이란 명제 안에서 그는 “거친 사회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길’”로 해석되어 줄곧 나타났다. 이전, 여류화가 손문자(ARTIST SOHN MOON JA)의 그림들이 삶의 존재방식에 주목 했다면 최근 그의 그림들은 비유와 상징이라는 형식을 빌어 그의 세계관을 풀어내고 있다. 

미술에서 그리스도의 기적 장면들을 묘사하는 경향이나 비유와 상징들은 도상적 관념들과 기독교의 정신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전 미술에서 빈번하게 인용되어 온 것이다. 미의 이념이나 시각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그것의 상징적 의의가 큰 것이었기 때문이다.

△글=김종근(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