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최근 치솟는 감자 가격으로 ‘감자대란’이 벌어졌다. 서울의 대형마트에서는 감자 100g당 890원에 판매하는 등 알이 큰 감자는 하나에 2000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비싼 가격 탓에 감자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자 마트에서는 감자 판매대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감자튀김, 감자칩 등 감자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은 안정된 공급으로 치솟는 감자 가격에도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일정한 가격에 필요한 양만큼 농가로부터 감자를 공급받는 ‘계약재배’를 운영하고 있어 피해가 없는 것이다.

▲ 농심이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충남 아산 감자 저장고. 출처= 농심

농심, 계약재배 감자, 세계 최대 규모 ‘감자 저장고’에 비축

1980년 국내 최초로 포테토칩을 개발해 생감자칩 시장을 연 농심은 포테토칩의 원료가 되는 감자를 1995년부터 농가와 재배 계약을 맺고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 농심과 계약재배를 맺고 있는 농가는 2015년 기준으로 670호로 재배면적은 약 312만㎡다.

농심은 감자 저장을 위해 충남 아산에 약 1만1570㎡의 ‘감자 저장고’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농심이 170억원을 투자해 2010년 완공한 이 저장고는 1년 동안 포테토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감자를 저장할 수 있다.

농심의 감자 사용량은 2012년 1만3800t에서 2015년 2만3900t으로 근 두 배 증가했다. 따라서 농심은 생감자칩인 포테토칩을 만드는 주원료인 감자를 가격 등락에 관계없이 연중 안정된 공급을 받고자, 거액을 투자해 대규모의 첨단 기술을 적용한 감자 저장고를 만든 것이다.

연중 3도를 유지하는 ‘항온 제어시스템’, 습도와 공기의 흐름까지 제어하는 ‘항습 자동제어시스템’ 기술로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어 이번 감자 가격 폭등에도 끄떡없었다.

 

오리온, 1989년부터 계약 재배로 감자 공급받아

국내 생감자칩 시장에서 1위로 감자 사용량이 많은 오리온도 계약재배로 ‘두백’과 ‘대서’ 품종의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 덕분에 이번 감자대란에서도 큰 피해가 없었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오리온은 1989년 계약재배를 시작했다. 오리온은 연간 800억원 이상 판매되는 포카칩의 원재료인 감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국내 약 200농가와 계약을 맺고 올해 약 1만5000t의 햇감자를 재배하고 있다. 재배면적은 전남 보성에서 강원도 양구에 이르는 전국에 흩어져 있으며 면적은 약 825만㎡이다.

감자는 국내에서 4월부터 10월까지만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11월부터 3월까지는 수입 감자를 사용해 생감자칩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감자튀김으로 감자를 많이 사용하는 맥도날드, KFC 등 패스트푸드점도 수입 감자를 사용하고 있어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는 “정부도 수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